정의는 강자의 이익일 뿐이다? :: 김순종닷컴

정의는 강자의 이익일 뿐이다?



"정의는 강자의 이익일 뿐이다" 플라톤의 <국가론>에 등장하는 트라시마코스는 이렇게 외친다. '의로운 사람은 언제나 손해를 보며 남에게 좋은 일만을 하는 사람이다. 반면, 불의한 사람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더 많은 것을 얻고,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 트라시모코스의 주장은 강력하다. 한편으론 참으로 현실적이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그의 주장이 잘못된 것임을 지적한다. 집단 내부에 의리와 신뢰가 없다면 강자는 강자의 이익을 추구할 수 없다는 논리로 말이다.


개인의 이익은 개인이 홀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 때보다 같은 이해를 가진 집단을 통해 추구될 때 더욱 증폭된다. 그런데, 이 집단 내부에도 강자와 약자는 존재하게 마련이다. 집단 내의 강자가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집단 내 약자의 이익을 짓밟는다면 어떨까. 이 집단이 가진 효율성은 떨어질 것이고 결과적으로 조직 구성원 모두의 이익이 저하될 것이다.  강자의 이익 추구 행위가 스스로의 이익을 망치는 것이다. 


반면, 조직 내 구성원 간의 신뢰와 의리가 돈독할 때 조직 내의 효율성은 상승하고 그들이 목표로 한 이익은 더욱 쉽게 달성된다. 고로, 강자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행동보다는 타인과의 신뢰와 의리를 지키는 방법이 더 많은 이익을 담보한다. 이것은 비단 강자들의 조직 내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한 사회, 한 국가 내에서도 강자나 특정 세력의 이익 추구보다 타인과의 신뢰와 의리를 통한 공익 추구가 더 많은 이익을 우리에게 가져다 줄 수 있다.




오늘 우리 사회의 모습은 트라시마코스의 주장이 구현된 모습이다. 이 사회의 강자들이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불의한 행동을 반복하고 있는 이유다. 자본주의 사회의 최강자라 할 수 있는 대기업의 법인세 인상에는 부정적이면서도 약자인 일반 대중의 소득세는 쉽게 인상하려는 모습, 권력기관인 국정원의 불법적 행위에는 침묵하면서도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는 강력한 규제를 하는 모습이 그러하다. 이러한 모습은 사회적 갈등을 양산한다. 약자가 강자를 신뢰할 수 없는 상황에서 10만 개의 촛불이 켜지는 현실이 이를 증명한다. 이는 사회 전반의 공익만이 아닌 강자의 이익마저 망치고 있다. 국민의 불신을 이유로 매 사안에 비난받는 통치자의 모습은 분명 자신의 이익을 잃은 모습이다.


통치자의 이익과 사회 전반의 이익은 특정인이나 특정 세력의 이익만을 추구할 때 증폭되는 것이 아니라, 전 사회의 포괄적 이익을 고려할 때 증가할 수 있는 것이다. 상호간의 신뢰라는 자산을 통해서 말이다. 이 자산들이 사회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은 수많은 학자들에 의해 증명된 것이기도 하다. 모두의 이익이 나의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자, 특히 통치자는 명확히 인식해야만 한다. 소크라테스와 트라시마코스의 일화에서도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신뢰의 정치'를 하겠다고 한 박 대통령은 지금 사적 이익이나 자기 세력만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지는 않은가. 강자의 이익이 정의라는 트라시마코스의 논리에 따라서 말이다. 두 철학자의 논쟁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강자의 이익 역시 사회적 신뢰의 바탕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임을 대통령은 잊어선 안될 것이다. 국정원 사건과 소득세 인상조치에서만이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모든 사안들에서 말이다. 강자와 약자가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강자의 이익를 비롯한 모두의 이익을 구현하는 일임을 대통령은 잊지 말라.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9)

  • 2013.08.14 08:59 신고

    모두의 이익으로 만들어야한다는 강자의 이익...
    공감합니다... 글 잘보고 갑니다..

  • 2013.08.14 09:19 신고

    무슨 생각들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가만히 침묵하는 언론을 보면 우리나라 언론이 얼마나 문제가 많은지 알겠더라고요.
    그러고도 정통 언론이네 하는 놈들은 진짜. 자격없습니다.
    애들 키우면서 정직해야 한다는 말.. 다시 한번 생각하면서 살았으면 합니다.

  • 2013.08.14 09:28

    비밀댓글입니다

  • 2013.08.14 09:33 신고

    15년 가까이 TV를 멀리했던 사람이 요즘 직장의 신이라는 드라마를
    보느라 잠도 제대로 못자네요.
    우연찮게 한 번 봤는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아픔을 실감할 수 있어서
    보고 또 보고...
    이미 종영되었는데 말이예요.

  • 2013.08.14 09:56 신고

    거대한 사람물결을 그들도 보았을 터...

  • 2013.08.14 11:00 신고

    '정의는 강자의 이익일 뿐이다.' 이게 너무 현실적이니까 이리도 가슴아프게 다가오네요. ㅠㅠ
    그런데 요즘 강자들은 스스로의 이익이 줄어들어도 조직내 의리와 신뢰는 중요하다고 보지 않는 경향이 있더군요. 그리고 어느 선까지는 의리와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 오히려 강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 같구요. 여쩜 그분 '신뢰의 정치'라는 것이 그분 스스로에 대한 신뢰일지도...

  • 2013.08.14 12:45 신고

    흥미롭게 잘 읽어보고 갑니다.
    아무쪼록 남은 하루도 의미있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 2013.08.14 23:51 신고

    만약 트라시마코스의 이론을 신봉하는 지도자라면 결말이 행복하게 끝나지는 않겠죠.

  • 2013.08.21 16:04 신고

    강자의 이익이 정의라는 이름으로 둔갑한 사회는
    최악의 세상이지요.

Designed by CMSFactor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