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만을 강요하는 사회가 염려스럽다.

"넌 왜 이리도 교양이 없니" 한국 사람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 중 하나가 바로 '교양이 없다'라는 말입니다. 우리는 늘 타인에게 교양을 강조하고, 스스로도 교양이 있는 사람이길 바라죠. 그런데, 우리가 이토록 갈망하는 '교양'이란 도대체 어떠한 것일까요? 교양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가르쳐 기름. 2. 학문, 지식, 사회생활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품위 또는 문화. 그렇습니다. 교양이란 말의 의미는 사실 현 사회 내에서 살아가기 아주 적합한 자질을 말하는 것이죠. 교양을 갖춘 사람은 이 사회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사회가 요구하는 자질을 두루 갖춘 것이니 말이죠. 교양을 갖춘 사람은 이 사회에서 매우 정상적인 사람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만약 우리가 정상이라 믿는 사회가 실은 '비정상적'이라면 어떠할까요? 그래도 교양을 갖춘 사람이 좋은 인격과 자질을 가진 사람이라 할 수 있을까요? 





'교양'을 갖춘 사람과 만난다는 것은 큰 기쁨입니다. 그러한 사람들은 타인을 편안하게 하죠. 그들이 뿜어내는 분위기는 마치 포근한 쇼파에 앉아 따뜻한 커피를 마시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올 만큼이나 따스합니다. 늘 타인을 존중하고, 자신에겐 겸손한 이유죠. 그들의 행동과 말투 하나하나가 고귀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하지만, 그 편안함은 때론 상대를 진취적인 사고나 행동으로부터 멀어지도록 하기도 합니다. 비판적 사고를 할 여지없는 만족감을 주는 이유입니다. 우리가 '교양'이라는 틀 속에서만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도 이와 다를 바 없습니다. 획일적인 '교양'만을 강조하는 사회는 안정적입니다. 하지만, 안정적인 이유로 발전의 동력을 잃어버린 사회이기도 합니다. 교양이란 결국 현 체제의 주요한 가치들을 익히고 배움으로서 만들어지는 것이니 말이죠. 우리 모두가 이 사회에서 요구하는 '교양만이 가득한 사람'이라면 우리 사회는 비판적 의식을 잃어버린 곳이 될 것이고, 역사적으로 한 발자욱 나아가기 위한 동력을 잃어버린 곳이 될 것입니다. 


교양이란 말을 접하게 될 때면, 철학자 니체가 떠오릅니다. 니체는 이러한 말을 한 바 있죠. "고귀한 모든 도덕이 자기 자신을 의기양양하게 긍정하는 것에서 생겨나는 것이라면, 노예의 도덕은 '밖에 있는 것', '다른 것', '자기가 아닌 것'을 부정한다" 다소 어려운 말인지 모르지만, 이 말은 획일적인 교양만을 강조하는 우리 시대의 분위기를 정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교양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과연 우리 본위의 것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인지, 아니면 사회적 요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인지를 생각해봅시다. 교양은 사회적 요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죠. 이러한 것들은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낸 것이 아닌 이유로, 이를 무조건 따르고 추종하는 것은 곧 '노예의 도덕'을 근본 교리로 삼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스스로의 본질적인 부분들을 긍정함으로 새로운 가치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동력을 잃고 현 체제의 것, 우리 문화의 것들, 기성의 것들이 아닌 모든 것을 부정하는 이유죠. 이러한 분위기의 사회 속에서 새로운 것들이 탄생하기란 힘든 일입니다. 우리 스스로의 주체적 사고는 사라지고 주입된 지식과 가치만이 가득하게 되는 이유죠. 창조적 발상은 사회에서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가령, '권위를 가진 자들을 비난하는 것은 교양이 아니다'라는 방식의 사고가 우리 사회의 주요한 교양 중 하나라면, 사회의 모습은 어떠할 것 같습니까? 권위를 가진 자들이 그 권위에 부합되지 않는 짓을 저지른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들을 비난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하나의 교죠적인 교양이 이 사회의 발전을 위한 비판들을 차단하게 되는 것이죠. 이러한 잘못된 교양들. 사람을 획일적인 존재로 만드는 교양들은 지금 우리 사회 곳곳에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난 인류의 역사를 통해 만들어진 현 체제, 그리고 현 문화는 매우 고귀한 것임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에겐 지금도 보다 더 높은 이상과 목적들이 남아있습니다. 이러한 이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교양이라는 이름의 교조주의가 우리의 진취성을 막아서도록 할 수는 없습니다.


교양있는 사회는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현재의 어떠한 통념들, 규칙들에만 너무 집착해 우리가 나아갈 수 있는 긍정적 미래를 스스로 부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가끔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가장 고양된 상태의 교양들은 지켜나가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저급한 방식으로 존재하면서도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그래서 강요되고 있는 교양들에 대해선 하루 빨리 부정할 줄 알아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더 고귀한 방향으로 우리가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니 말입니다. 교양을 강조하며 모든 사람들에게 이를 따르기를 바라는 행위는 하나의 미인형의 얼굴을 가지라고 모든 사람에게 성형수술을 강요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교양은 장려해야 마땅하지만, 아직도 너무나 부족한 부분들, 교양이라는 이름으로 현 체제를 강화하며 우리의 발전을 막아서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그들을 무너뜨릴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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