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 :: 김순종닷컴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

미국 프린스턴 대학과 컬럼비아 대학의 교수를 역임한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한 독일계 유대인 중 한 명이다. 그녀는 유대인 학살을 주도한 아돌프 아이히만에 대한 재판에 참여한 후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란 책을 출판했다. 이 책에서 그녀는 '홀로코스트와 같은 역사속의 악행은 광신자나 반사회성 인격장애자가 아닌. 국가에 순응해 자신들의 행동을 보통이라고 여기게 된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이 책의 부제이기도 한 '악의 평범성'은 바로 이것을 지칭한다.

 

한나 아렌트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악의 평범성'을 말했다.


우리 사회에도 이러한 '악의 평범성'을 지닌 자들이 적지 않다. 그들은 자신들의 일상에서의 근면이 타인에게 피해가 될 수 있다는 의심없이, 근면은 모두에게 이로운 일이라 맹신한다. 하지만, 만약 현 체제에 문제가 있고 그들의 근면이 잘못된 체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라면, 그래도 그들의 근면이 이 사회의 안녕에 이바지하는 '좋은 일'이라 말할 수 있을까. 우리는 체제에 부응하며 성실한 삶을 사는 것을 유일한 선이라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체제 유지에 힘쓰는 그 근면이 꼭 선인 것만 아니다. 나치를 위해 근면하게 복무했던 아돌프 아이히만을 돌아보라. 우리는 일상에서의 근면들(타협과 순응)이 이 사회를 위한 정의에 답하는지를 반복적으로 성찰해야 한다. 그때 비로소 우리의 근면함은 악이 아닌 선에 근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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