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수벌금제와 처벌의 형평성

법은 모두에게 평등하게 적용됨이 마땅하다. 정의의 여신 디케가 한 손에는 칼을 그리고 한 손에는 저울을 든 채 눈을 가리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한국의 벌금형 제도는 모든 국민들에게 평등하게 적용되고 있지 않다. 벌금형은 범법자에 대한 처벌의 한 형태다. 그래서 처벌의 고통은 범법을 저지른 모두에게 동일한 수준으로 다가와야만 한다. 이를 위해선 재산의 규모에 따른 차별적 벌금 집행이 필요한데 한국은 이러한 법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지 못하다. 


벌금이 주는 처벌의 효과를 동일하게 하려면 일수벌금제의 도입이 필요하다.


한국 법에 따르면, 차량 정지선을 지키지 않은 사람은 누구나 6만원의 법칙금을 부과받게 된다. 이 6만원이란 법칙금이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상황은 일견 타당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그러하지 않다. 연봉이 1억 원인 사람과 10억 원인 사람에게 6만원이란 돈의 가치는 다르며 이 때문에 처벌로 겪게 되는 고통 역시 차별적인 이유다. 경우에 따라 이러한 법의 집행은 가진 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수도 있다. 고작 6만원 쯤이라는 인식 속에서.


일부 선진국들은 이러한 벌금형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일수벌금제'를 시행하고 있다. 범행의 경중에 따라 일수를 정하고, 피고인의 재산 정도를 기준으로 산정한 금액에 일정한 비율을 곱해 최종 벌금액을 산출하는 것이다. 연간 1억 원의 소득을 버는 사람에게 정지선 위반 시 6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면, 연간 10억 원의 소득을 버는 사람에겐 60만원 상당의 벌금이 부과된다. 처벌의 균등성을 위해선 이 나라에도 일수벌금제의 도입이 필요하다. 마침, 지난 8일 새정치민주연합의 김기준 의원이 일수벌금제를 도입하기 위한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이 통과돼 법적 처벌 과정에서의 형평성이 이루어질 수 있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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