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소나와 성격 분열

영어의 person, 프랑스어의 personne, 독일어의 person. '사람'을 의미하는 이 말들은 동일한 어원을 가지고 있다. 이들 모두는 페르소나라는 라틴어에서 파생됐다. 페르소나는 '가면'이라는 의미로 자신의 내면에 있는 참 모습이 아니라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자신의 모습을 가르킨다. 이 때문에 페르소나는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가짜 인격'을 말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페르소나는 우리 내부에 깃든 여러 모습 중 남에게 내보이기 위한 단면의 하나일 뿐이다. 칼 융은 그의 책 <심리학 유형>에서 "정상적인 사람에게도 성격 분열은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라며 인간 내부에 여러가지의 상반된 모습이 공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융의 주장처럼 우리 내부에는 다양한 모습이 존재하며 때에 따라 단일한 페르소나가 타인에게 내비쳐지는 것 뿐이다. 때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을 드러낸다고 자신을 성격 분열 환자이거나 다중 인격 환자라 생각할 필요는 없다.



'페르소나'는 우리 내부에 자리한 다양한 인격 중 하나다.



외판원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은 직장에서 타인에게 친절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집에서는 엄격하고 강한 아버지일 수도 있다. 이 두 성향은 한 사람 내부에 공존하며 경우에 따라 이 둘 중 한 모습을 남에게 내비춘다. 각각의 경우에 따라 두 성향 중 한 성향을 내비치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과 남이 바라보는 자신의 모습이 다른 이유도 '페르소나'에 있다. 타인은 대체로 한 사람 안에 깃든 여러 성격 중 단 하나만을 바라보지만 본인은 자신의 여러 모습을 알고 있는 까닭이다. 이 때문에 자신이 믿는 자신의 모습과 타인이 바라보는 자신의 모습 이 둘 사이의 괴리감에 대해 고민할 이유는 없다. 내부에 깃든 여러 모습들을 필요에 따라 차용하며 이들 사이의 균형을 유지할 줄 안다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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