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인간성이 아닌 소유의 정도로 평가하는 사회

친구 한 놈에게서 '말**'란 이름의 새 자동차를 살 것이란 연락을 받았다. 꽤 오래 전부터 자동차를 바꾸고 싶다고 말하더니, 결심을 내린 모양이다. '요즘 힘들다'는 문자를 자주하곤 하는 이 친구는 속칭 '모태솔로'다. 나쁘지 않은 인간성과 특유의 유머감각을 가진 친구라 선·후배를 비롯해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은 친구인데, 유독 여성들은 이 친구에게 별 관심이 없다. 여성의 마음을 남성이 알 수는 없는 법이라고 하던데, 남성의 입장에서 매력이 있는 이 친구가 왜 아직 '모태솔로'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어쨌든, 이 친구가 이번에 새로운 자동차를 살 것이란 결정은 내린 이유 중 하나는 새 차를 통해 여성들에게 매력을 어필(appel)하기 위해서다. 이 친구는 자신의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 쉐보레

 

사실, 필자는 이 친구가 새로운 자동차를 살 것이라 말할 때마다 반대를 해왔다. 자동차란 물질을 통해 타인의 마음을 얻으려고 하는 것, 물질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 생각해온 이유다. 행복은 물질에 대한 소유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 진심으로 교감하고 사랑하며, 그 사랑을 나눌 수 있을 때 완성되는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보면, 나의 친구가 가진 고유한 특성이 아닌 그 친구의 소유물에 의헤 시작된 사랑은 지속될 수도 완성될 수도 없다. 


소유를 통해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이 친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 전반에서 개인에 대한 평가는 개인의 '존재 양식'이 아닌 '소유 정도'에 따라 결정되고 있다. 한 유행가의 가사처럼 연봉 6천을 버는 남자가 매력적인 남자이며, '어떻게 지내냐는 말에 ***로 답했다'라는 광고처럼 비싼 차를 타야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인정받을 수 있다. 이러한 사회 속에서 우리는 '어떠한 사람' 될 것인지에 대해서가 아닌  '어떠한 것을 가진 사람'이 될 것인지를 고민하게 되며, 인간성은 물욕에 그 자리를 양보하게 된다. 인간이 주체가 아닌 물질이 주체가 되는 셈이다.

 

 

@ 다음 카페

 

물론 인간의 삶 속에 물질적 풍요는 중요하다. 오늘날 우리가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어쩜 돈에 대한 집착과 환상이 불러온 부수적인 효과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물질적 풍요나 신체적 편안함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우리가 인간으로서의 감수성과 인간으로서의 선한 본성들을 잃어선 안된다. 인간성의 함몰은 한 사회의 함몰, 더 나아가 인류의 함몰을 불러올 것이라 의심하지 않는 이유다.

 

지난 4월 16일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침몰 사고 역시 인간성에 앞서 물질성을 택한 우리 사회의 삐뚤어진 모습으로부터 비롯된 사건이었다. 나 혼자 살겠다고 생때같은 아이들을 버린 선장과 선원, 그리고 세월호를 '불안전 지대'로 방치한 회사의 물적 이기심. 이 모두가 인간성을 잃은 우리 사회의 자화상은 아닐지. 세월호 참사 후 우리는 이 사건에 가슴 아파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우리의 일상에서는 여전히 인간성보단 물욕이 앞서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잠시 내 손아귀에 들어온 물질에 대한 소유가 아닌 고귀한 인품과 인간적 유대라는 점을 부디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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