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 아빠 김영오 씨를 향한 비난. 역지사지·관용의 자세 필요해. :: 김순종닷컴

유민 아빠 김영오 씨를 향한 비난. 역지사지·관용의 자세 필요해.

한국에서 속칭 '데모'를 하게 되면 여론의 반발에 쉽사리 부딪히곤 한다.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쟁의행위가 타인에게 불편을 준다는 이유다. 하지만, 서구(일부)에서는 타인의 쟁의행위를 바라보는 시각이 우리의 '그것'과는 다소 다르다. 타인의 쟁의행위가 자신들에게 피해를 주지만 그들 역시도 자신의 권리가 침해당할 때 쟁의를 하는 것 외엔 다른 수단이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 점에 근거해 자신에게 불편함을 준 타인을 이해하며, 또 관용한다. 선진화된 사회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세계 13위권의 경제대국인 한국은 경제적으론 이미 선진국의 대열에 서 있지만 문화적인 측면에선 여전히 후진국에 자리해 있다. 세월호 특별법 유가족안의 통과를 촉구하며 46일 간의 단식농성을 벌인 '유민이 아빠 김영오 씨'에 대한 사회 일각의 비난을 생각하면 이는 더욱 확실하다. 지난 4월 16일 국가의 부작위로 인해 생때같은 자식을 잃고, 자신의 자녀가 사망한 이유라도 알자며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김 씨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비난이 지속되고 있는 까닭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미덕은 커녕 맹자가 인간의 본성이 주장한 측은지심(惻慇之心)조차 잊은 우리 사회의 비참한 모습이다.

 

@ 이산 씨의 페이스 북

 


김 씨에 대한 비난을 이어가는 사람 중 특히 배우 이산 씨와 어버이 연합의 모습은 눈에 띄게 거북스럽다. 이산 씨는 자신의 페이스 북을 통해 "'유민이 아빠라는 자'야! 그냥 단식하다 죽어라!! 그게 니가 딸을 진정 사랑하는 것이고, 전혀 '정치적 프로파간다'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는 '유일한 길이다'"라며 폭언을 서슴지 않았다. 자신의 아이가 국가의 부작위로 사망하고, 사망의 이유에 대해서도 알 길이 없는 상황에서 그는 자신의 논리를 감당할 수 있을까. '어버이 연합'의 회원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최근까지 단식 중이란 플래카드를 두른 채 각종 음식을 먹으며 김영오 씨의 단식농성을 조롱했다. 피붙이를 잃고 고통받은 아버지의 고통을 이해조차 하지 못하는 그들이 어찌 '어버이'란 말을 쓸 수 있을까. 이들을 위시한 일부 시민들은 좀 더 '역지사지'의 자세를 갖추고 '똘레랑스(관용)'의 미덕을 발휘할 수 있길 바란다.


한편, 정치권 역시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유가족들의 의견도 제대로 듣지 않은 채 새누리당과 특별법안을 합의, 유가족에게 이를 수용하라고 재차 종용했다. 새누리당 역시 유가족과 두 차례 합의안 도출을 위해 접촉했지만 자신들의 특별법안을 고수하며 유가족의 입장에 대해선 귀를 닫고 있다.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유감스럽다. 대통령은 세월호 특별법안의 제정은 국회의 몫이라는 듯 발을 빼고 있는 한편, 지난 27일, 세월호 유가족들이 6일째 청와대 근처에서 대통령과의 면담을 호소하고 있는 중에 뮤지컬 <원데이>를 관람했다. 3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보다 뮤지컬 관람이 대통령에겐 시급한 문제이기라도 한 것일까. 약자를 수호해야 할 대통령과 정치권의 모습이 이러하니, '이게 나라냐'라는 탄식이 국민들 사이에서 나올 수 밖에 없다. 대통령과 정치권의 그들의 존재 이유, 그리고 국가의 존재 이유에 대해 다시금 고민해 볼 일이다.

 

@ 프레시안


이러한 참담한 상황에서도 우리에게 희망을 전해주는 것은 일반 시민 중 일부다. 김영오 씨가 46일 간의 단식을 접은 28일을 기점으로 서울 광화문광장 단식 농성장에는 유민이 아빠 김영오 씨의 빈자리를 채우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단식 농성에 참여한 한 시민은 "내가 누리고 있는 일상이 세월호 유족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하루 (유가족들에게) 점점 미안해졌다. 유민이 아빠가 단식을 그만두니 다 끝난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나왔다"라며 연대의식의 씨앗이 우리 사회에 남아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또 다른 시민은 "대통령이 유가족에게 약속한 게 있지 않냐. 기본적인 신뢰의 문제인데, 대통령이 전혀 반응하지 않는 것을 보고 너무 실망했다. 양보는 칼자루를 쥔 사람이 하는 것이지 힘없는 자에게 양보하라는 것은 굴종을 요구하는 것과 같다"라며 약자에 대한 배려를 잃은 대통령과 정치권 등을 비판했다.(한겨레 보도 일부 인용) 


일반 시민들도 이처럼 세월호 유가족의 아픔을 공유하고 있는데, 일부 단체나 정치권, 대통령은 이들의 아픔을 무시한 채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안타깝고 또 염려스러운 모습이다.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로하긴 커녕 그들이 아이의 목숨과 보상을 거래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몰지각한 사람들의 태도는 더욱 그렇다. 우리가 대한민국이란 이름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고, 이 사회를 더 사랑할 수 있는 것은 사회 곳곳에 자리한 연대의식과 약자들에 대한 배려를 통해서다. 그럼에도, 왜 우리 사회의 일부 구성원들은 지금 이 땅에서 가장 슬프고 아픈 자들을 위로하지 못하고, 그들을 비난하고 또 무시하고 있는 것일까. 대한민국이 경제적 선진국을 넘어 문화적 선진국이 되기 위해선 일반 시민 개개인이 자신의 이기심을 넘어 타인의 아픔을 공유하며 위로하는 역지사지의 자세와 관용의 미덕을 갖출 필요가 있다. 타인의 아픔조차 공유할 수 없는 사회가 어찌 제대로 된 사회일 수 있을까. 선진화된 우리 사회의 모습, 선진화된 대한민국의 품격을 갈망하게 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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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 2014.08.30 12:42 신고

    그대의 역지시지는 어떡하나요?
    당신에게는 바꿔생각할 편견이나 오류, 불통이 없었나요?

    이해 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면 나의 옳음에 대한 지나친 믿음이 만들어낸 자기 획신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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