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아이유의 신곡 소격동 가사의 의미가 뭐든.

'문화 대통령' 서태지가 돌아왔다. 신곡 소격동을 들고서다. 서태지가 부른 신곡 소격동은 오는 10일 공개될 예정이지만, 어제 아이유 버전의 소격동이 먼저 공개되면서 이 곡은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배우 심은경과 가수 김종서도 이번 신곡을 극찬하며 '문화 대통령'의 힘을 실감토록 하고 있다. 서태지의 이번 곡 소격동이 큰 히트를 치기 시작하자 누리꾼들은 이 노래의 가사가 담은 의미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전두환 집권기 소격동엔 보안사(현 기무사)가 존재했는데, 이 동네의 이름을 제목으로 한 이번 노래의 가사가 당시 운동권 젊은이들의 아픔을 노래한 것처럼 해석된다는 이유다.


@ 조이뉴스


나 그대와 둘이 걷던 그 좁은 골목의 계단을 홀로 걸어요. 그 옛날의 짙은 향기가 내 옆을 스치죠.

널 떠나는 날 사실 난 등 밑 처마 고드름과 참새소리 예쁜 이 마을에 살 거예요. 소격동을 기억하나요. 지금도 그대로 있죠.

= 평화로운 소격동


아주 늦은 밤 하얀 눈이 왔었죠. 소복이 쌓이니 내 맘도 설렜죠.

나는 그날 밤 단 한숨도 못잤죠. 잠들면 안돼요. 눈을 뜨면 사라지죠

= 운동권 청년들이 보안사에 잡혀


어느 날 갑자기 그 많던 냇물이 말라갔죠. 내 어린 마음도 그 시냇물처럼 그렇게 말랐겠죠.

너의 모든 걸 두 눈에 담고 있었죠.  소소한 하루가 넉넉했던 날 그러던 어느 날 세상이 뒤집혔죠.

다들 꼭 잡아요. 잠깐 사이에 사라지죠.

= 운동권 청년들이 보안사에 의해 의문사를 당함


잊고 싶진 않아요. 하지만 나에겐 사진 한 장도 남아있지가 않죠

그저 되뇌면서 되뇌면서 나 그저 애를 쓸 뿐이죠.

= 의문사 당한 청년들의 흔적이 없음


인터넷 게시판 <아고라>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서태지의 이번 곡 소격동은 위와 같이 해석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서태지의 이번 곡이 너무 정치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어떠한 문화적 산물도 특정시대의 상황과 배경에 기초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반응은 섣부르다. 또한, 이 곡이 담은 의미가 전두환 집권기 보안사의 망동을 비판하는 것이라면 이를 이유로 비난을 할 것이 아니라 칭찬을 하는 것이 더 마땅하다. 암울했던 시대를 반면교사로 삼아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자는 메세지를 담은 셈이니 말이다.


@ 브리핑 뉴스


노래나 영화와 같은 대중들을 위한 작품에 정치적 관점이 들어가선 안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기실 대중문화를 통해 정치적 관점을 표출한 작품은 늘 존재했다. 영화 <부러진 화살>과 <변호인>, <그때 그 사람들> 그리고 <화씨 911>, <천안함 프로젝트>, <또 하나의 가족>등은 모두 특정한 정치적 관점이나 사회적 문제를 담은 작품들로 대중들에게 의미있는 울림을 준 바 있다. 대중적 작품에 정치적 관점이나 특정한 사회문제가 담기지 말아야 할 까닭은 없다. 정치적 관점이나 사회적 문제를 거론하는 것에 자격이나 분야를 논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며, 예술을 통해 사회를 비평하는 것은 의미있는 일인 까닭이다. 


어쨌든,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서태지의 신곡이 어떠한 의미를 담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곡이 정치적인 입장을 담고 있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아서는 안될 일이다. 이러한 비판이 예술가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위험이 있으며 한편으론 모든 예술작품에는 특정사건이나 관점이 반영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중으로선 곡에 담긴 의미를 그대로 존중하며 음악 그 자체를 즐기고 기쁨을 얻으면 될 일이다. 작품 내에 정치적 관점이 들어있는 것 아니냐며 이를 비판하는 사람들, 실은 이들이야말로 다분히 정치적인 사람들이며, 자신의 정치적 입장만을 관철하려는 비민주적 인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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