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카르트의 제 1원리와 철학.

프랑스의 철학자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나는 존재한다.'라는 말로 널리 알려져 있다. 데카르트는 근대 인식론 논쟁에서 대륙의 합리론을 이끈 선두자로, 근대 철학의 포문을 열었다는 의미에서 근대 철학의 아버지라 평가받기도 한다.

 

데카르트가 살았던 17세기는 교회의 권위가 무너지며 허무주의적이고 회의적인 분위기가 형성되던 때다. 이러한 혼란스러운 시대적 분위기 속에 데카르트는 누구도 의심할 수 없는 절대적인 진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절대적 진리가 시대적 혼란을 종식시켜 줄 것이란 믿음에서다. 그래서 그는 모든 것을 의심하는 방법을 통해, 그 누구도 의심할 수 없는 절대적 진리를 찾기 시작한다.

 


데카르트는 인간의 지식을 세 가지로 나누었다. 감각지식, 일반지식, 보편지식이다.

 

데카르트는 먼저 시각, 후각, 청각, 미각, 촉각 다섯 가지 감각을 통해 우리가 얻은 감각지식을 의심했다. 감각지식은 우리를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하지만, 곧잘 우리를 속인다. 코가 막히면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고, 한 곳에 정신을 집중하면 다른 곳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를 듣지 못한다. 몸이 아프면 오감을 통해 얻은 정보가 오류일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 이 때문에 감각적 지식은 진리일 수 없었다.

 

다음은 자연과학을 통해 얻은 일반지식이다. 일반지식은 귀납적으로 정리된 지식이다. 예를 들면, 매일 아침 해가 동쪽에 뜨는 것을 관찰할 수 있기에 '해는 동쪽에 뜬다'라고 일반화될 수 있는 지식들을 말한다. 무수한 관찰로 정립된 이들 일반지식은 신빙성이 높지만, 한계가 있다. 과거에서 현재까지의 사실만으로 한정될 뿐, 미래에도 이 법칙이 계속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반지식은 진리일 수 없었다.

 

마지막은 수학, 기하학을 통해 얻은 보편지식이다. 보편지식은 자연과학과 달리 연역적으로 정리된 지식이다. 예를 들면 삼단논법과 같은 것이나 직선위의 점을 연결하면 선이 된다는 식의 추론을 통한 지식이다. 보편지식 역시 신빙성이 높다고 할 수 있지만, 데카르트는 악마가 자신을 속일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았다. 1+1은 2가 아니라 4,5 일 수도 있는데, 악마가 나를 속이려 1+1은 2인 것처럼 생각하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보편지식역시 진리일 수 없었다. 

 


데카르트는 이 같은 생각의 과정에서 의심할 수 없는 절대적 진리를 발견했다. 악마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다는 것, 생각하고 있기에 내가 존재한다는 것, 이것에 대해선 자신을 속일 수 없다고 말이다. 데카르트는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나는 존재한다'라는 그 유명한 명제를 철학의 제 1원리로 삼고, 세상을 이해하려 했다.

 

내가 생각하고 존재한다는 절대적 진리를 알게된 데카르트는 자신의 생각 속에 '신'이라는 독특한 관념이 존재함을 깨우쳤다. 그리고 그는 불완전한 존재인 내 안에 완전한 존재인 '신'이 있다는 것에 대해 "완전함 속에서 불완전함이 도출될 순 있어도, 불완전함 속에서 완전함이 도출될 수는 없다"라며, 완전한 신은 내가 만들어 낸 개념이 아니라, 본래 나 이전에 존재하는 것이라 주장했다.

 

그리고 완전한 개념인 '신'이 불성실하거나 나태할 수는 없다며, 그러한 신은 나를 속이지 않고 이 세계를 존재하게 할 것이라 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을 통해 신과 세계를 증명한 셈이다. 데카르트의 사유는 결국 신을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중세를 완전하게 벗어나진 못했다. 그 논리 역시 그다지 정교하진 않다.

 

다만, 데카르트는 교회 중심의 사회에서 신이 아닌 인간으로부터 세상을 증명했다는 의미에서 위대한 철학자다. 신의 이름으로 모든 것이 설명되던 세상에 '나는 생각한다. 나는 존재한다'는 인간 내면에 대한 성찰을 통해 인간과 신, 세계를 증명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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