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세화 선생님의 '개똥 이야기'

홍세화 선생님의 할아버지께서 홍 선생님의 어린 시절 들려주었다는 '개똥 이야기'를 필자는 좋아한다. 흔한 옛 이야기이지만 우리에게 교훈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적게는 자유인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한편으로는 부당한 현실들에 저항하기 위해서, 이 이야기가 전하는 메시지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전한다.

 

물론, 홍세화 선생님께서 저서와 강의를 통해 여러번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이 이야기를 알고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허나 아직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쓴다.

 

 

옛날 서당 선생이 3형제를 가르쳤다. 어느 날, 서당 선생은 3형제와 함께한 자리에서 그들에게 장래희망을 물어봤다.

 

첫째는 '저는 커서 정승이 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서당 선생은 흡족하게 '사내 대장부는 포부가 커야지'라고 말했다.

 

둘째는 '저는 커서 장군이 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서당 선생은 역시나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만족했다.

 

마지막으로 막내에게 서당 선생이 장래 희망을 묻자, 막내는 '저는 장래희망은 그만두고 지금 여기에 개똥 세 개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이 말을 듣고 서당 선생은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막내에게 물었다. '왜 그러느냐?'

 

그러자, 막내가 말했다. '저보다도 책 읽기를 싫어하는 맏형이 정승이 되겠다고 큰소리를 치니 저 아가리에다 하나 넣어주고 싶고, 저보다도 겁이 많은 둘째 형이 장군이 되겠다고 큰소리를 치니 저 아가리에다 넣어주고 싶고..' 그리고 막내는 말을 아꼈다.

 

그러자, 서당 선생은 막내에게 '그러면 마지막 한개는 어쩔 셈이냐?'라고 물었다.

 

홍세화 선생님의 할아버지께서는 여기까지 이야기를 하신 후 홍 선생님에게 물었다고 한다. "세화야, 그 막내가 뭐라고 대답했겠느냐?"

 

홍 선생님의 대답은 이러했다. "그거야 서당 선생 먹으라고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엉터리 같은 맏형과 둘째 형의 얘기를 듣고 좋아했으니 서당 선생의 자격이 없는 것이지요"

 

홍 선생님의 대답을 들은 할아버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그래, 네 말이 맞다. 그런데 세화야. 네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그 얘기를 해야 할 때에 하지 못한다면, 그 세 번째 개똥은 네가 먹어야 한다."


홍 선생님은 이후 세 번째 개똥을 먹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살았다고 한다. 물론 가끔은 개똥을 먹어야 할 수 밖에 없었지만..

 

 

 

우리에게도 살아가며 세 번째 개똥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 때 우리는 어떠한 선택을 해야할까.

 

나보다 더 강한 사람. 예를 들면 위 이야기에 나오는 서당 선생이나 형들에게 개똥을 먹이는 일은 위험을 담보한다. 더 강한 힘과 권력에 우리 자신이 희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개똥을 먹이는 것은 나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그들을 위해서도 옳은 일이다. 건전한 비판은 나와 내 주위, 그리고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바꿀 수 있다.

 

개똥 3개 이야기는 홍세화 선생님의 삶의 궤적에서 그러했던 것처럼 선택의 순간에 힘과 권력 앞에 굴종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인으로 또 온전한 인간으로 우리를 지켜낼 수 있게 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 역시 필자가 그러했던 것처럼 느끼는 바가 많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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