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델 테스트, 남녀 차별의 문화를 보여준다.

남성연대를 이끌었던  故 성재기 씨는 여성만이 아니라 남성 역시 우리사회의 약자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역사를 돌아보면 여성은 남성에 비해 약자의 입장에 처해있는 경우가 많았다. 노동력 중심 사회에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일부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 남성의 노동력이 여성에 비해 압도적인 까닭이다.


하지만 지식 중심의 사회로 변모한 오늘날에도 여성은 남성에 비해 약자적 입장에 처해있다. 여성이 각종 고시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능력 역시 남성과 다를 바 없지만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문화적 관성 때문일까. 아니면 남성 중심적 문화를 고착시키는 요소가 우리 사회에 남아있기 때문일까.



 지난 2월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중 292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성별에 따른 차별이 얼마나 확고한지 드러난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남성 직원의 평균 연봉은 7250만원인 반면 여성의 평균 연봉은 4620만원에 불과했다. 남녀의 임금격차가 40%에 달하는 셈이다. 평균 근속 기간도 남성은 12.6년, 여성은 7.5년으로 차이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차이는 결국 남성 중심의 문화가 초래한 결과이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를 만들어온 것에는 미디어 사업 등도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미국의 여성 만화가 앨리슨 벡델이 고안한 벡델 테스트를 영화산업에 대입하면 이 점은 더욱 확연해진다.


벡델 테스트의 기준은 간단하다. 첫째 영화 속에 이름을 가진 여성 캐릭터가 최소 두 사람이 나와야 한다. 둘째 이들이 남성이 배제된 상황에서 대화를 나눠야 한다. 셋째 대화의 소재가 남성과 관련된 것이 아니어야 한다. 많은 영화들이 벡델 테스트의 기준을 쉽사리 통과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러하지 않다.


 


역대 한국에가 가장 흥행한 10편의 작품중 벡델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는 것은 <도둑들>, <광해, 왕이 된 남자>, <해운대>, <괴물> 등 절반이 안된다. 반면 벡텔 테스트의 기준에서 남성을 여성이란 말로, 여성을 남성이란 말로 바꾸어 적용하면 기준을 통과하지 못할 영화는 거의 없다. 그만큼 남성 중심적 영화가 많다는 의미다.

 

미디어 콘텐츠가 이처럼 남성 중심적이면 미디어에 노출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 역시도 남성중심적으로 구성될 수 밖에 없다. 미디어가 인간의 의식에 크나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이미 확인된 사실이다. 


남성 중심의 문화가 아닌 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권리를 부여받는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선 사회 전반의 구조가 바뀔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선 미디어 사업들에서 남성 중심적 사고의 틀이 깨져야만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미디어는 사람의 사고방식을 구성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 없다'고 했다. 남녀 사이에서도 이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사람 위에 사람이 있고, 사람 아래에도 사람이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선 사회 곳곳에서 영향력 있는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남녀차별의 문제를 좀 더 깊숙이 인식할 필요가 있다.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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