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대국민담화, 임금피크제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요? :: 김순종닷컴

박 대통령 대국민담화, 임금피크제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요?


이명박 대통령을 두고 그런 말들이 많았다. “뼛속까지 친(親)시장, (親)기업그런 이명박 대통령의 후임인 박근혜 대통령, 한때 두 사람의 이름을 더해 이명박근혜 정부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던 것 때문인지, 이들은 꽤 닮은 구석이 많다. 독단적이며 소통 따위는 모르겠다는 태도, 다른 무엇보다 경제, 경제만을 외치며 그에만 관심이 있지만, 경제적 성과는 전무한 점, 그 외에도 숱하다. 


그리고 어제 박 대통령은 자신이 이명박 대통령과 다를 바 없는 (親)기업적 대통령임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경제 재도약을 위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대국민담화를 통해서다. 담화문의 핵심 중 하나는 노동시장 유연화였다


대통령의 담화문에 담긴 노동시장 유연화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정규직 해고요건을 완화해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헌데, 이 두 제도를 도입하는 것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 사이에는 정말 연관성이 있을까? 이 두 제도의 도입은 그저 기업에게만 혜택을 주는 것은 아닐까?


임금피크제는 정년이 보장된 장년층의 노동자가 퇴직 몇 해를 남기고 몇 년간은 기존보다 적은 수준의 임금을 받는 것이다. 정년이 보장되는 만큼 일할 권리는 주어지지만, 임금은 줄어드는 것. 이 제도는 기업으로선 임금을 아낄 수 있고, 노동자로선 몇 년간 일을 더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 나름대로는 괜찮은 제도다.





그런데 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니 이상하다. 정부는 도움이 된다고 말하는데 이게 어떻게 도움이 될까? 정부의 논리는 이렇다. 임금피크제를 실시하면 기업이 장년층 노동자에게 줘야 할 임금이 줄어들고, 줄어든 임금을 기업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것에 쓸 것이다. 듣도 보도 못한 해괴한 논리가 아닐 수 없다.


임금피크제와 관련된 논문들은 임금피크제 도입과 청년고용은 별 상관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기업들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어느 정도의 이익을 얻게 되더라도 이것이 고용확대로 이어질 확률은 낮기 때문이다장년층의 임금이 삭감됐다고 해서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이상하다. 여전히 일하고 있는 노동자가 있는데, 기업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6월 국회조사처는 임금피크제가 고령자의 고용안정성이나 청년고용 창출에 미치는 영향은 경영계의 예측이나 정부의 기대보다 훨씬 적을 것이다.”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 보고서의 내용은 상식적으로만 보더라도 맞다. 그럼에도 정부는 임금피크제가 고용창출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물론 이러한 주장을 입증할 자료는 없다. 국정원이 해킹프로그램 사용과 관련한 해명에서 그러했듯이. 대신 믿어달라는 요구는 있다.



정부는 기업이 임금을 주는데 돈을 덜 쓰게 되면, 고용 창출을 늘릴 것이라 말하지만 이는 틀렸다. 우리 기업이 그간 고용을 적게한 것은 돈이 없어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30대 기업이 사내에 쌓아둔 사내보유금만 710조 원이다. 이들 사내유보금 710조 원 중 1%7조 원만 사용하더라도 연봉 3천만 원의 일자리 23개가 생겨날 수 있다그러나 이들은 청년들의 실업문제에 대해서 그간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런 그들이 임금피크제로 얻은 이익을 고용 창출을 위해 쓸 것이다? 말도 안된다. 


정부가 정말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면, 임금피크제가 아니라 청년고용할당제를 도입해야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에 따르면, 청년고용할당제를 3% 실시할 경우 대기업에서만 7만개, 5%를 실시하면 11만개의 일자리가 생긴다. 박 대통령도 임기 초반 이를 검토한 바 있다. 그럼에도 왜 정부는 쉬운 길을 두고 힘든 길, 이상한 길을 선택하려는 것일까? 기업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서? 임금피크제 도입, 정규직 해고요건 완화는 박 대통령이 기업을 사랑하고 있다는 방증인가보다.




어쨌든, 박 대통령은 어제 담화문을 발표하며 "우리 딸과 아들을 위해서 기성세대가 함께 고통을 분담하고 기득권을 조금씩 양보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임금피크제, 정규직 해고요건 완화를 실시하기 전에 기성세대에게 양해를 구한 셈이다. 


일단 대통령이 이번에 요구한 희생이 청년세대에게 도움이 되진 않을 것 같다. 하지만 고통은 나눌수록 적어진다는 말은 맞다. 기득권을 양보하면 청년세대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도. 그런데 고통을 나누고 기득권을 양보하라는 요구에 가장 큰 기득권이라 할 기업은 대상이 되지 않았다. 기업 총수는 기성세대가 아닌가. 이 나라의 국민이 아닌가? 


박 대통령은 어제 가장 큰 경제적 기득권을 가진 기업에겐 혜택을 줄테니 고용을 늘려주라는 부탁을 하면서도, 기득권이라 할 수도 없는 기성세대 개개인에게는 그저 희생하라는 훈시만을 내렸다. 기업에겐 늘 따뜻한 밥을, 기성세대에겐 찬밥만을 주는 대통령이다. 대통령이 이 둘 모두에게 조금씩 희생을 요구한다면, 따뜻한 밥과 찬밥이 만나 미지근한 밥이라도 될텐데. 그리고 밥조차 먹지 못하는 청년세대의 손에 숟가락을 쥐어줄 수 있을텐데. 


아쉽게도 대통령의 '주걱'은 참으로 편파적이다. 


기업만 편애하는 대통령에게 권한다. 다섯 손가락 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고 하는데, 대통령에게 다섯 손가락 중 손가락이라 느껴지는 것은 기업이란 이름의 손가락 뿐인가. 부탁하건대 국민들에게 고통 분담을 요구하기 전에 먼저 기업의 고통 분담을 요구하라. 그리고 제발 좀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들라.




임금피크제 김순종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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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 2015.08.07 18:07 신고

    4대개혁성공하려면...... ..청년년자리 만들기 ...국민경제살리기, ..창조경제혁신에....... 역행하는 우리은행에 엄중 처벌을~ * ** 젊은이들의 도전정신과 의욕을 꺾는 신문보도 입니다 *** 우리은행이 행한 “ 보안소프트웨어 기술베끼기, 기술탈취의혹” 입니다. http://www.thescoop.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757 **** 정부는 젊은이들의 창조물과 아이디어를 지켜주어야 합니다. ***** 정부가 우리은행을 엄중 처벌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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