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친·인척 비리 혐의에도 언론은 꿀 먹은 벙어리? :: 김순종닷컴

박근혜 친·인척 비리 혐의에도 언론은 꿀 먹은 벙어리?


지난 25일 박근혜 정부는 집권 반환점을 돌았다. 차기 대선이 2년 반 남게 되었으니 이제는 레임덕을 걱정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하지만 레임덕보다 더 걱정해야 할 일이 집권 반환점을 돌자마자 터져나왔다. 지난 19일 박근혜 대통령의 이종사촌 형부가 특정인의 범죄 사건 무마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 수감된 이유다.


이 사건은 박근혜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 혐의 사건이지만 예상과 달리 별다른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다. 다른 정권의 경우 대통령 친인척의 비리 정황이 드러나면 모든 언론이 이를 앞다퉈 보도하려 했던 것과 대비된다.


더구나 이번 사건은 2년 전 2013년 7월 박 대통령의 이종사촌 형부인 윤 씨에게 돈을 건넨 황 씨가 진정서를 작성하며 검찰이 이미 인지했던 사건이다. 그럼에도 해당 사건이 2년 간 지하에서 잠자고 있었다는 점은 청와대가 개입된 것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문을 품게 한다.

 

이 때문에 윤 씨의 사건 무마성 금품 수수 의혹을 제기한 김경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청와대가 2013년 본 사건을 인지한 뒤 검찰을 압박해 사건이 은폐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지난 2008년 경남 통영 아파트 청탁비리 사건을 일으키고 5년 간 수배 중이던 황 씨는 2013년 3월 윤 씨를 만나 자신의 사건을 해결해줄 것을 부탁한다. 윤 씨는 대통령의 이종사촌 형부일 뿐 아니라, 지난 대선 박근혜 캠프의 외곽단체이던 '상록포럼'의 핵심인사로 활동했다. 11대 국회의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어쨌든, 황 씨에 따르면 윤 씨는 그에게 "이번 대선 때 충청도에서 표가 많이 나오는데 자기가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대통령 친·인척 가운데 가장 공헌자"라며 사건을 무마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한 청와대 비서실장은 물론 현직 장관과 청와대 비서관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잘아는 사이라고 했고, 이들을 통해 황 씨의 사건을 해결해주겠다고 했다. 이름이 거론된 청와대 비서관은 윤 씨가 '상록포럼'에 있을 때 해당 단체의 상임이사였다.


황 씨는 이러한 말을 믿고 그에게 돈을 건넸다. 총 530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이었다. 하지만 윤 씨의 자신감은 현실에선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황 씨는 윤씨가 추천해 준 법무법인 변호사와 통영지청에 자진 출두했지만 그날 바로 구속됐다. 윤 씨는 황 씨에게 어떠한 도움도 주지 못했다. 황 씨는 5300만원을 되돌려주라고 요구하지만 윤 씨는 돌려주지 않았다.

 

화가 난 황씨는 2013년 7월 황 씨는 청와대로 보내기 위한 진정서를 작성했다. <일요신문>이 밝힌 진정서의 내용은 이러하다. 


"지금 윤 ㅁㅁ은 대통령님을 빙자하여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으며, 저 말고도 여러 피해자가 있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다시는 저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방지하여 주기시 바랍니다."


청와대는 이미 2013년 7월 이 사건을 인지했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친·인척과 관련된 사건은 청와대로 곧바로 보고된다는 점, 그리고 윤 씨가 황 씨에게 사건 해결을 부탁할 것이라 했던 청와대 비서관이 공교롭게도 이 일이 발생한 직후인 2013년 8월경에 경질된 것을 보면 그렇다. 



그럼에도 이 사건은 지난 2년 간 지하 깊숙한 곳에 묻혀져 있었다. 그리고 박 대통령의 형부인 윤 씨가 구속된 지금도 대다수 언론이 본 사건에 대해 침묵하면서 이 사건은 유야무야 잊혀지고 있다. 대통령과 관련된 권력형 비리 사건인데도 말이다.


필자가 확인해 본 결과 윤 씨에 대해 주의있게 다른 언론은 <일요신문>, <미디어오늘>, <노컷뉴스>,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정도였고, 대다수 언론은 윤 씨에 대해 거론하기 보단, 이 사건과는 별개로 황 씨에게 공무원을 소개해주고 돈을 받은 제갈 모 전 대전국세청장의 체포 소식에 중점을 두고 보도했다. (물론 모든 언론사를 찾아보지는 않았다)


언제부터 기자들 사이에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보다 전직 지방국세청장의 비리가 더 중요한 이슈가 된 것인지, 살아있는 권력과 관련된 자의 비리 혐의에 대해선 입에 자물쇠를 달기로 작당이라고 한 것일까.



어쨌든, 박근혜 대통령의 이종사촌 형부인 윤 씨는 이번 사건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지난 7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할 얘기도 없다."라며 "사실관계가 다른 것이 보도가 됐기 때문에, 명예훼손으로 해당 보도를 한 언론사와 제보자를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이 사건에 대해선 여전히 많은 의문점이 남아있다. 2013년 청와대가 이를 인지했는지, 그리고 사건을 인지하고도 검찰에게 사건을 덮으라는 지시를 내린 것은 아닌지. 검찰 또한 왜 2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윤 씨를 구속한 것인지 등이다. 


청와대와 검찰이 이 사건을 인지하고도 덮었다면 이는 직무를 유기한 셈이다. 청와대가 검찰에 압력을 가했다면 더 큰 문제다. 언론에도 잘못은 있다. 이들은 권력을 견제해야 한다는 언론의 본분을 망각한 채 박근혜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 혐의에 대해 눈을 감고 있다. 직무유기다. 


대통령의 이종사촌 형부인 윤 씨의 금품 수수 사건에 대해선 실체적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 권력형 비리만큼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야 할 악습도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언론이 그들의 본분을 다해야한다. 헌데 지금 우리 언론은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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