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포털 사이트 보고서', 또 다른 여론 왜곡 시도인가?


포털 사이트  제공 뉴스,

편향적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포털 사이트를 통해 제공되는 뉴스가 편향적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서강대 최형우 교수 연구팀과 여의도 연구원이 국내 최대 포털사인 네이버와 다음이 제공하는 모바일 뉴스 5만 건을 분석한 결과, 부정적 표현이 사용된 뉴스 1만여 건 중 야당에 대한 뉴스는 147건인데 비해, 정부·여당에 대한 부정적 뉴스는 1,029건으로 7배가 넘었다는 것이다. 


보고서를 근거로 새누리당은 포털사의 뉴스 배치가 공정성과 객관성을 잃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네이버 이해진 의장과 카카오 김범수 의장을 이번 국회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부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새누리당의 이러한 행동은 총선 전 포털을 길들이기 위한 것이라 주장한다. 




여당에 부정적이라는 기사의 기준,

매우 모호하다.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되는 뉴스는 새누리당의 주장처럼 정말 편향적일까?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아니었다. 서강대 최형우 교수 연구팀과 여의도 연구원이 펴낸 보고서 자체가 편향된 것이라면 또 모를까. 보고서는 "올해 1월부터 6개월간 네이버(3만482건)와 다음(1만 9754건)의 모바일 뉴스를 분석했더니 정부·여당에 대한 부정적 기사가 야당에 대한 부정적 기사보다 8배나 더 높다."라는 결과를 도출해냈다. 


그런데 보고서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부정적 기사라는 것의 기준이 모호하다. '크림빵 아빠 초동수사 부실', '대학 성범죄 얼룩, 교육부 통계도 못 잡아' 이러한 기사들조차 정부·여당에 대한 부정적 기사로 분류된 까닭이다. <한겨레>는 이런식의 분류를 통해 결론을 낸 보고서는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여당'에는 청와대 및 전체 정부부처와 정부기관 등이 포함됐고, '야당'에는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통합진보당 등의 정당만이 해당돼 전체 기사량에서 차이가 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란 것이다.


<한겨레>에 따르면,

여야간의 기사만을 비교한 경우.

편향성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겨레>는 여야 간의 해당 기사만을 비교하면, 네이버의 경우 전체 기사 대비 부정적 표현을 쓴 기사의 비율이 여당 23.3%, 야당 23.4%로 거의 같고, 다음 역시도 19.1%, 19.6%로 엇비슷하다고 밝혔다. 어디까지나 새누리당이 참고한 보고서의 적실성이 떨어진 다는 것이다.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보고서를 작성한 최형우 교수도 "정부에 대한 비판과 여당 비판, 야당 비판을 구별해서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 맞는 말"이라며 자신의 오류를 인정했다. 




포털사 뉴스 통제하려고?

국민들 의식을 지배하려고?


새누리당 역시 보고서에 깃든 이러한 오류를 모르진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국정감사를 통해 이 문제를 공론화시키려 한다.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은 이에 대해 "여당이 명백한 포털장악 의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며 "방송 장악의 달콜함에 젖어 객관적인 비판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오만"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방송 장악, 신문 시장 장악, 그리고 언론 기능을 하는 모든 것을 장악해야만 하는 생각, 그런 독재적 발상부터 바꿔야 한다"라고도 했다. 


새누리당이 포털사 뉴스 배치에 대해 문제를 삼는 것은 정보유통망으로서 포털 사이트가 가진 위력을 잘 알기 때문이다. 포털사는 어느새 우리 사회에서 가장 강력한 정보 유통망으로 자리잡았다. 스마트폰 사용자 10명 중 8명이 포털을 통해 뉴스를 접하고 있을 정도라니 말이다. 이러한 정보 유통망을 장악하는 것은 곧 정보를 제 입맛에 맡게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론 장악은 곧 의식 장악.

이미 여론 장악으로 성과본 경험 있어.


이는 곧 여론을 장악하는 것이고, 여론을 장악하면 사람들의 의식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 사람들은 대게 자신이 반복적으로 노출된 정보들, 그리고 그 정보에 깔린 가치들에 영향을 받으며, 이를 통해 의식을 구조화하기 때문이다. (종편만 보면 종편처럼, 한겨례만 보면 한겨레처럼 생각하게 되지 않던가?)


실제 새누리당은 이러한 정보 유통망 장악, 여론 왜곡을 통해 그간 여러 번 재미를 봤다. 2008년부터 시작된 언론 장악 시도, 2011년 종편의 탄생, 2012년 대선 전 SNS 여론 왜곡 등은 지난 몇 번의 선거에서 그들이 연거푸 승리하는 것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던 게 사실이다. 다음 총선과 대선을 위해서 이제는 포털에까지 손을 뻗치려는 것이냐는 의심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그들이 지난 과거에 저질렀던 일들을 보면 당연한 것이다. 



정보 유통망의 다양성, 자유성을 

지켜야 민주주의 지킨다.


민주사회에서 정보 유통망(여론)을 누군가 독점하는 것만큼 위험한 일도 없다. 정보는 곧 여론을 만들고, 여론이 사람들의 인식을 결정짓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여론은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여러 정보들이 자유롭게 교환되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토론과 합리적 의심의 과정을 통해 결정되는 것이어야 하지, 누군가의 의도적 개입으로 만들어져선 안된다. 


민주주의의 다양성이라는 것은 곧 정보의 다양성, 이에 근거한 의식의 다양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다양성을 무시하거나, 자신들에게 유리한 특정 정보만을 유통시키려는 자들이 있다면 이들이야말로 반민주주의자, 독재적 발상을 가진 신흥 쿠데타 세력이다. 이들을 막아서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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