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넘어지는 영상에 '프로정신'이라니?






여자친구 무대 투혼? 꼭 위험 무릅써야 하나?


한 걸그룹의 '무대 투혼'이 화제가 되고 있다. 무대 투혼의 주인공은 쏘스뮤직의 걸그룹 <여자친구>다. 지난 5일 비 내리는 강원도 인제에서 진행된 라디오 공개방송 무대에 출연한 <여자친구>는 빗 속에서도 강행된 무대에서 공연을 시작했고, 곡이 끝날 때까지 무려 8번이나 넘어지는 촌극을 벌였다. 무대가 빗물에 흠뻑 젖은데다, 동작이 큰 안무 때문에 몸을 가누기 어려웠던 이유다. 그럼에도 그들은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기를 반복했다. 그들의 모습이 얼마나 가엽고, 힘들어 보였을지 짐작이 간다.


공연 직후 이들의 무대 영상은 '여자친구 꽈당 영상'이라는 이름으로 SNS에 빠르게 퍼져나갔다. 사람들은 그들이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나 춤추는 모습을 보며 "프로정신이 대단하다.", "마인드부터가 다르다.", "그들을 보니 나도 다시 일어서야 겠다"등의 응원을 보내고 있다. 공연 영상이 유투브 등에서 400만 이상의 조회를 보이며 화제가 되자 외신들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미국 <TIME> 매거진은 "K팝 스타들이 노래 한 곡에 8번이나 넘어진 영상은 당신이 무엇을 하든 끝까지 할 수 있도록 힘을 줄 것"이라고 적었다. 


그룹 <여자친구>의 열정은 칭찬할 만한 것이다. 그러나 칭찬만이 쏟아지는 모습은 불편하다. 안전에 대한 거론, <여자친구> 멤버들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소속사와 행사 주관사에 대한 비판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여자친구 평균 나이 17살, 

그들에게 가혹했던 무대


<여자친구> 멤버 6명의 평균 나이는 겨우 17살이다. 이제 막 고등학생이 된 어린 나이다. 이들이 열악한 무대에 올라 넘어지고 일어나길 반복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꿈을 위해서' 혹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기쁨의 대가'로? 이러한 말은 거북스럽다. 아직 어린 소녀에 불구한 이들에게 '프로정신이 뛰어나다는 등'의 말로 칭찬 아닌 칭찬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날 무대에 대해 '빌보드'는 "한국 가수들은 뜨기 위해서라면 위험도 마다하지 않는다."라고 표현했는데 이 말이 정답이진 않을까? 천박한 자본주의가 17살 소녀들에게 요구하는 모습이 어떠한 것인지를 드러낸 영상.


<여자친구>는 '꽈당 영상'으로 어제오늘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유명세를 얻고 있다. 유튜브에서 이 영상의 조회 수는 400만이 넘었고, 그들이 이날 불렀던 곡은 음원 차트에서 10위에 링크되기도 했다. 하지만 소위 '뜨기 위해서', 안전조차 무시하는 우리 문화에 대한 반성이 더 시급하다. '꽈당 영상'의 결과가 당장에는 <여자친구>와 <쏘스뮤직>에 '해피엔딩'을 가져다주었을지 모르겠지만, 이러한 무대가 계속될 때 언젠가는 큰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자친구는 열정을 보여줬고,

어른들은 탐욕을 보여주었다.


골절상을 입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부상을 무릅쓰고 다시 일어나길 반복했던 걸 그룹 <여자친구>, 17살 여아들에게 이것은 분명한 열정이다. 하지만 이들이 쓰러지고 일어나길 반복하는 모습을 보며 '열정'이라 떠들어대는 성인들의 모습은 뭐라고 말해야 할까? 여아들의 안전은 고려하지 않은 채 '열정'만을 강조하는 모습, 그 속에는 어른들(소속사)의 자본주의적 욕망이 자리하고 있지는 않은가? 나에게는 걸그룹 여자친구의 '꽈당 동영상'이 열정이란 말로 둔갑된 성인들의 자본주의적 욕망, 그리고 이로 인해 폭력적 상황에 노출된 아이들의 모습을 증명한 사건으로만 보인다. 


"넘어져도 일어나 춤추고 노래해라, 안전이 대수냐? 너희가 춤춰야 너도 나도 잘 살 수 있다"


[덧붙이는 말]

저는 걸그룹 여자친구의 열정을 높게 삽니다. 다만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공연을 지속하도록 한 소속사와 주최측의 안전 불감증에 대해 비판하고 싶네요. 


세월호 참사를 떠올려 봅시다. 자본의 욕망이 빚은 비극, 안전불감증이 빚은 참사, 이번 행사의 주최측과 소속사는 걸그룹 여자친구에게 열정을 강요하며, 그들을 불안전지대에 방치했습니다. 8번이나 넘어지고도 일어서 공연을 해야했던 그들이 안쓰럽게 느껴지네요. 


그들은 이제 막 17세에 불과한 아이들입니다. 그들이 보여준 열정만큼 그들의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보호할 줄 아는 어른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들의 열정만을 칭찬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불편합니다. 열정에는 박수를 보내되, 안전에 소홀했던 자들에 대한 비판 역시도 존재해야만 합니다.


그들이 보여준 열정에 대한 보답으로라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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