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하시마섬 방문, 그들에게 감사함을 느끼는 이유. :: 김순종닷컴

무한도전 하시마섬 방문, 그들에게 감사함을 느끼는 이유.



무한도전이 방문한 하시마 섬은? 

일본에겐 축복, 우리에겐 악몽.


'국민예능'이라 불리는 무한도전이 그 위상을 새롭게 하고 있다. 최근 방영된 '배달의 무도'를 통해 역사 바로 세우기 작업을 시도한 까닭이다. 어제 방영된 무한도전 445화에서 하하와 서경덕 교수는 일본 나가사키 현 앞바다에 위치한 작은 섬, 하시마(군함도) 섬을 방문했다. 우리는 여기서 잊혀졌던 강제노역의 역사를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었다. 


하시마섬은 1960년대까지 해저탄광등으로 호황을 누렸던 곳이다. 지금은 그러한 호황을 뒤로한 채 무인도로 남겨져 있지만, 최근 헐리웃 영화 007 스카이폴의 배경으로 등장하기도 했고, 지난 7월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일본인들은 메이지 시대 이후 일본의 근대화를 이끈 곳이라며 이 곳을 축2복받은 곳으로 치부한다. 하지만 우리에게 이러한 주장은 낯설다. 일제시대 강제노역으로 우리 조상들이 희생당했던 장소 중 한 곳이 바로 이 곳 '하시마 섬'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하시마섬은 선조들의 비통함이 남겨져 있는 '지옥의 섬'이다. 일제 시절 하시마 섬은 실제 지옥섬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징용을 끌려간 조선인들은 섬으로 들어가는 유일한 통로를 '들어가면 살아서 나올 수 없는 지옥문'이라 부르기도 했다. 그곳에서 인간 이하의 삶을 살아야했던 이유다. 


그들은 우리 선조들에게 제대로 된 숙박 시설도, 임금도, 음식도 지불하지 않았다. 사람다운 삶을 보장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우리 선조들은 하시마 섬에서 탈출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험한 파도에 쓸려가거나 발각되어 총살되는 경우가 다수였다. 한국어를 쓴다는 이유만으로도 엄청난 처벌과 학대를 받아야만 했다. 




하시마섬 생존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하시마 섬은 지옥의 섬이다."


무한도전에 등장한 장면을 보면, 하시마섬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이후 일본은 이 곳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그들이 내세우고 싶은 좋은 기억(역사)만을 강조한다. 1950년대 이곳의 관리인들이 한 달에 무려 50만엔(500만원)에 달했던 월급을 받았다거나, 일본 최초의 철근 콘크리트 아파트가 지어졌다는 점, 호화스러운 레스토랑과 근대식 학교가 설립됐다는 점 등을 말이다. 


그러나 이는 그들만의 시각일 뿐이다. 강제노역에 동원됐던 한국인의 기억은 달랐다. 


"나이가 적으면 더욱 좋다고 이렇게 하는 바람에 그 섬에 가서 참말로 창살없는 감옥에서 살다싶이 하고 왔지" 


"더워서 못 견뎌.. 땀이 어찌나 흐르는지, 땀이 흐르니깐 탄가루 묻은 수건으로 닦으니깐 눈을 금방 못쓰게 되더구만.." 


"옹벽 바닥에 콘크리트에 아우성 치는 소리가, 아이고 배고파라, 나 쥐나서 못살겠다. 이런 소리를 지르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었지." 


"콩기름 짜고 나면 나오는 찌꺼기, 그거 대두박이라 그러지, 그걸 삶아서 밥이라고 주는데, 아침에 밥먹고 점심까지 한 번에 먹어도 양이 안 차. 제일 서러운 것이 배고픈 것인데.."


"일한 품값을 한 푼도 안 받고 그냥 빈 몸으로 거기서 고생하고 못 먹고 그런 것을 돈 한 푼도 못 받고, 지금도 그러고 있으니.. 얼마나 억울하겠어"


이러한 가혹한 강제노역을 우리 선조들에게 시키고도 일본이 지금껏 반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방송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그들은 하시마섬을 방문한 관광객에게 우리 조상들이 거주했던 숙소 구역은 공개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어느 홍보 책자에도 강제노역의 역사를 기록하지 않고 있었다. 어느 기업이 만든 , 희생된 조선인들을 기리는 공양탑도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다. 사람이 드나들 수 없는 길을 한참 헤메고 들어가야 공양탑을 찾을 수 있을 정도였다. 



하시마섬 유네스코 등재 직후 말 바꾼 일본 정부

강제 노동 없었다?


일본의 삐뚤어진 역사 인식은 지난 7월 하시마섬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당시에도 그대로 드러났다. 그들은 1916년 조선인 강제노역이 시작되기 전의 역사만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했다. 문화유산 등재 전 우리나라를 포함한 일부 국가가 하시마섬 문화유산 등재에 반발하자 그들은 "수많은 한국인과 여타 국민이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동원돼 가혹한 조건하에서 강제로 노역(forced to work)"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강제노역을 기록하겠다는 태도를 취했다. 우리 정부는 이 점을 높이 사 하시마섬 세계 문화 유산 등재에 찬성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하시마섬이 문화유산으로 유네스코에 등재된 날 일본 외무상은 입장을 바꾸었다.  


"forced to work'라는 표현은 강제노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참으로 후안무치한 태도다. 


무한도전이 하시마섬을 알린 것에 감사한 이유?


그럼에도 우리 국민 중 일부는 일본에 의해 이 나라가 근대화 됐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강력하게 믿으며, 이를 설파하고 있다. 이처럼 언어부터 역사, 정치에 까지 일본의 잔재는 강력히 남아있다. 무한도전의 이번 역사 바로 세우기 작업이 의미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우리가 왜곡된 역사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역사를 기억하고 있을 때, 그 언젠가 일본으로부터 진정한 사과를 받을 수 있고, 한편으론 민족 정기를 바로 세울 수도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무한도전 445화를 본 뒤, 성인으로서 또 이 나라의 국민으로서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있다. 나 역시도 그들 중 한 사람으로서 앞선 선조들에게 죄스러움을 느낀다. 우리가 우리의 역사를 기억하는 것, 그리고 당장에는 일본의 범죄행위를 규탄하지 못하더라도 잊지는 않는 것, 이것이 나라를 사랑하고 희생된 선조들의 넋을 기리는 방법일 것이다. 지옥섬 하시마를 기억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하시마 섬의 역사를 알게 해준 무한도전에게 감사함을 느끼는 이유 또한 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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