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의 <애슐리 매디슨> 보도, 적절한 것이었나? :: 김순종닷컴

뉴스타파의 <애슐리 매디슨> 보도, 적절한 것이었나?


<애슐리 매디슨> 가입자 66만 명,

가입자들에게 접촉 시도하며,

이를 보도한 <뉴스타파>>


개인의 사생활은 보호돼야 한다. 우리 헌법에도 명시되어 있듯이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는 헌법상의 기본권이다. 하지만 모든 사생활이 보호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사생활이 공익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경우 그것은 공익을 위해 공개될 수 있다. 공인들의 사생활이 가끔식 우리에게 폭로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간 공익적 보도로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아온 <뉴스타파>가 지난 10일 '쉿, 애슐리 매디슨 한국 가입자 66만 명'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보도했다. 이들은 이 영상을 통해 지난 7월 해킹된 불륜 조장 사이트 <애슐리 매디슨> 가입자들의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교수나 검사 등 우리 사회의 고위층들이 이 사이트에 가입한 것, 그리고 총 인구의 1.3%나 되는 사람이 이 사이트에 가입한 점 등을 거론하며 "우리사회 참 문제가 많습니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개인정보 유출 더해 추가 피해도 우려도.

<뉴스타파>의 보도 적절했을까?


한데 나는 이번 보도가 불편했다. 그들이 지나치게 개인의 사생활에 간섭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불륜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단지 불륜 사이트에 가입했다는 이유만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언론사의 연락을 받는 것, 그리고 가입 이유에 대한 물음을 받는 것, 얼마나 수치스럽고 고통스러운 일이었을까? 그럼에도 <뉴스타파>는 이들에게 질문하길 멈추지 않았다. "왜 그랬나요?"


폭력적인 질문이다. 사생활 침해이기도 하다. 그들은 어떠한 권리로 그들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진 것일까? 이해할 수 없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들은 불륜을 저지른 것이 아니다. 단지 불륜 사이트에 가입했을 뿐이다. (불륜을 저지른 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66만 명 중 극소수일 것이다.) 불륜 사이트에 가입한 것만으로 문제가 된다면, 포르노 사이트에 가입해 문란한 영상을 보거나 그러한 영상을 내려받는 사람들은 어떠할까?


만약 그들에 대한 개인정보가 유출될 경우도 그들을 찾아가 물어봐야 할까? "왜 그런 선정적인 영상을 봤나요?" <뉴스타파>가 <애슐리 매디슨> 가입자들에게 접촉하고, 이를 보도를 한 것에 비추어보면 충분히 그러할 수 있다. 불륜 사이트에 가입한 것과 불건전한 성적 행위, 심지어 몰래 카메라 영상까지 유포하고 있는 포르노 사이트에 가입해 이를 보는 것, 이 둘이 별 다를 바 없는 행동이기 때문이다.(어디까지나 불륜 사이트 가입이다) 


<뉴스타파>의 이번 보도가 우리 사회의 공익에 이바지하는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면 또 모르겠다만, 이번 보도를 함으로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점이 적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보도는 불편하다. 불륜 사이트에 가입한 사람들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한다고, 어떠한 사회적 공익이 달성될 수 있을까? 오히려 해킹으로 인해 개인정보가 유출된 피해자들에게 언론사가 접촉함으로서 주는 2차 피해가 더 크지는 않을까? 실제 미국과 캐나다 등지에선 <애슐리 매디슨> 가입자들이 개인정보가 유출된 뒤 극단적인 선택(자살)을 하기도 했다.





정부가 개인의 영역을 침해하는 것만큼,

언론이 개인을 영역 침해하는 것도 

옳지 않다.


물론, 불륜 조장 사이트에 관심을 갖고 가입한 사람들의 도덕성이 높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불륜 사이트에 가입하는 것, 심지어 불륜을 저지르는 것도 개인의 사생활의 문제다. 이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가 있다면 개인이 책임질 일이지, 국가나 언론이 개입할 문제는 아니다.


뚜렷한 공익적 이유도 없이 사생활의 권리를 침해한다면, 그것이야말로 헌법을 무시한 초법적 행동이다. 올해 헌법재판소가 간통죄를 폐지한 이유도 개인의 사생활에 대한 국가의 지나친 개입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개인의 사생활적 영역은 사생활적 영역으로 내버려둬야 한다. 그것이 심각하게 공익을 해치지 않는 이상은 말이다. 국가가 개인의 사생활을 들여다보고 문제로 삼는 것만큼, 언론이 개인의 사생활을 들여다보고 개입하는 것엔 문제가 있다.

 

그간 여러 공익적 제보로 우리 사회에 이바지한 <뉴스타파>이지만, 이번 보도만큼은 그들의 실수였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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