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배상금 신청에 분노? '거울 뉴런'은 없다.

공감을 가능하게 하는

마법의 '거울 뉴런'


나와 다른 타인의 감정을 헤아려 그들을 이해하는 것을 우리는 '공감'이라고 말한다. 공감은 이성처럼 인간만이 가진 특질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탈리아 파르마 대학의 신경심리학자인 자코모 리촐라티 박사에 따르면, 공감 능력은 원숭이에게도 있다. 리촐라티 박사는 원숭이의 대뇌피질에 정교한 측정장치를 연결해 관찰한 결과 원숭이에게도 공감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실험에 따르면 한 원숭이가 접시 위에 놓인 땅콩을 집으려 할 때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다른 원숭이의 뇌 속에서는 마치 자신이 땅콩을 집으려 할 때와 동일한 화학적 작용이 일어난다. 리촐라티 박사는 이러한 작용을 가능하도록 하는 대뇌피질 속의 뉴런을 '거울 뉴런'이라고 명명했고, 이로 인해 원숭이가 다른 원숭이의 행동에 공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런 '거울 뉴런'은 인간에게도 존재한다고 했다. 그런데 가끔 이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우리 인간에게도 거울 뉴런이 존재하긴 하는 것일까?

세월호 생존자 비난하는 자들,

'거울 뉴런' 없나?


어제 국내 한 포털사의 실시간 검색어에 세월호 생존자 82%, 사망자 61%가 배상금을 신청했다는 사실이 올라왔다. 생존자 157명 중 129명이, 사망자 304명 중 184명이 정부에 배상 신청을 한 것이다. 정부는 이들에게 배상금 신청을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한데 불행하게도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 누리꾼들은 배상금 신청에 대해 딴죽을 걸고 나섰다. 그들이 남긴 댓글을 보면 가관이다.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자들의 아픔에 대해선 아무런 '공감'도 하지 못한 채, 원색적 비난만을 퍼붓고 있는 이유다.

 

"이렇게 되면, 이게 사실이라면, 표현만 거칠뿐이지 시체팔이라는 말이 맞게 되잖아", "1절하고 2, 3절까지 뽕 뽑았으면 이제 그만 좀 하자. 아주 나라를 밑도 끝도 없이 구렁텅이에 밀어넣고 있네. 저것들 세금이나 제대로 냈는지부터 조사했으면 좋겠다", "아 지역감정성 글 쓰기 싫지만, 전라도 아니랄까봐. 으 더러워", "생존자들이랑 생존자 부모들은 양심 좀 있어라. 터무니 없는 대학특례 요구에도 이해하며 조용히 있었다. 근데 점점 보니 가관이네. 도를 넘었다"

 

이처럼 일부 누리꾼들은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자들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한다. 그저 유가족과 생존자들이 돈만 밝히는 사람이라고 주장한다. 아직 자식을 잃거나 친구를 잃어본 경험이 없기 때문일까. 경험에 근거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성으로 그들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인데 이러한 비난을 하는 자들의 태도를 보면 어처구니없다.

 




세월호 유가족, 

보상 요구한 적 없다.

진실을 요구했다.


더구나 그간 세월호 유가족들과 생존자들이 요구해온 것은 정부의 금전적 보상이 아니었다. 이들은 왜 그들의 생떼같은 자식이, 왜 그들과 함께 학창시절을 보내온 친구가 희생당해야만 했는지 그 이유를 밝히라고 요구해왔다. 대학 특례 입학도, 손해 배상도 정부 주도로 진행된 것이며, 지금도 정부는 이들에게 손해배상 신청을 서두르라고 권유하고 있다. 금전적 보상은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자들의 요구가 아니었다. 그들이 국가에 요구해온 것은 하나다

 

"세월호의 진실’"

 

언론과 정부가 이러한 그들의 주장을 왜곡해서 알려왔지만, 이에 속아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자를 비판하는 것도 현명한 일이 아니다. 진실을 보자. 구조의 과정에서도, 아이들의 시신을 찾는 과정에서도 국가는 별 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


아이들이 배에 갇혀 있던 순간, 해경은 세월호 선원들과 기록장비로 보이는 물체를 옮기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대통령은 사고 당일 7시간 동안 행적이 묘연했다. 구조 과정에서 시신 280여 구가 국가가 아닌 민간 잠수사에 의해 인수됐다. 이들 중 한 명은 다른 잠수사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러한 모습을 알고도,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자들을 비판할 수는 없다.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자들이 처한 상황에 그들을 비난하는 자들이 서있다면 그들의 행동은 얼마나 달랐을까. 그 아픔을 감내할 수 있었을까. 국가가 사라진 자리에 국가와 함께 침몰한 아이들의 한을 풀어주고 싶지 않았을까. 최소한 그들이 왜 이 같은 죽음을 당해야만 했는지, 그들이 수면 아래로 잠겨갈 때 국가는 무얼 했는지 알고 싶지 않았을까.

 

<!--[endif]-->


원숭이보다 못한 

공감력을 보이지 말자. 


리촐라티 박사는 우리에게 상대방의 상황을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거울 뉴런'이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간 지속적으로 세월호 유가족들을 비판해온 자들을 보면 꼭 그러한 것은 아닌 모양이다. 원숭이에게서 인간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거울 뉴런'은 일부 인간에게만 전수된 것 같다.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할 뿐 아니라, 그 아픔조차 조롱하고 비난하는 자들이 많으니 말이다.

 

'거울 뉴런'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이성을 가진 인간이라면 세월호 유가족들을 함부로 비판할 수 없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억만금의 배상금으로도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자들이다. 그 아픔 때문에 경제적 활동마저 중단했다. 그들을 감싸고 돌봐주는 것은 국가의 의무이며, 이웃들이 나눠져야 할 책무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원숭이보다도 못한 공감 능력을 보이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존재한다는 건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Designed by CMSFactor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