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는 균형 잡힌 역사관을 담보할 수 없다. :: 김순종닷컴

국정교과서는 균형 잡힌 역사관을 담보할 수 없다.

박근혜 정부 역사교과서 국정제로.

시대에 역행한다.

 

박근혜 정부가 일을 냈다. 지난 12, 오는 2017년부터 국정교과서를 전국 중고교에 배포하겠다며, 시대를 역행하는 결정을 내린 까닭이다. .인정 교과서 체제에서 국정 교과서 체제로의 퇴행을 결정한 것은 OECD 국가 중 우리나라가 최초다

 

이로써 박근혜 정부는 그들이 그렇게도 미워해온 북한과 교과서 발행 체계에서의 통일을 이루어냈다. 통일은 대박이란 말이 새삼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새로운 역사교과서의 명칭은 올바른 교과서. 정부는 편향되지 않은 균형 잡힌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사뭇 균형이라는 말의 의미에 의문이 생긴다. 친일 세력을 반공세력으로, 독재세력을 산업화 세력으로, 그리고 독립운동세력과 민주세력을 변형된 공산주의자로 치부해온 그들에게 균형 잡힌 시각이 어떠한 것일지 짐작이 되는 이유다.

 

 

균형 잡힌 교과서?

'균형'은 특정 집단이 가질 수 없는 것. 

 

그들은 자기자신을 과대평가하고 있다. ‘균형이란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균형 잡힌 시각이라 평가하는 것들은 자신의 관점과 동일한 관점에 대한 평가인 경우가 태반이다이처럼 균형이란 유동적이며 상대적이다. 자의적이다.

 

모든 사람은 각각의 가치관을 가진 존재이기에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균형이란 없다. 자신의 입장에 걸맞는 균형만이 존재한다. 그래서 우리는 다원성의 가치를 소중히 생각해야한다. 다원성이 보장될 때 여러 관점 간의 경쟁이 생겨나고, 이 경쟁의 과정에서 비교적 더 많은 사람들이 인정할 수 있는 균형도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원성이 무너진 자리에는 특정집단의 일방향적 관점, 억측과 편견이 싹튼다. 역사교과서가 이러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점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중2도 반대하는 국정제.

글로벌 스탠다드도 아니야.

 

정부의 국정교과서 발행 결정에 대한 반대여론도 적지 않다. 정부의 발표 후 진보적 성향의 교육감들은 자체 인정 교과서를 제작할 것이라 발표했고, 각지에서 반대 서명운동이 일어나고 있다심지어 중 2 학생들도 촛불집회에 참석해 국정교과서에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여당은 통일된 역사교과서의 필요성만을 강조한다.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 수 있다는 망발을 늘어놓는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선진국들은 국정제가 아닌 검인정제를 선호한다. 국정제를 채택한 국가는 북한, 필리핀 등의 독재국가 혹은 후진국들이다. 미국, 프랑스, 호주, 벨기에 등은 인정제를, 독일, 오스트리아, 이스라엘은 검정제를, 영국, 스웨덴, 네덜란드는 자유발행제를 채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정제를 선택한 박근혜 정부는 그들이 사랑해온 글로벌 스탠다드와도 상반된 길을 걷고 있다.

 

 

 

 

역사에 대한 독재,

균형은 다원성의 기치 아래에서

달성될 수 있는 것

 

일찍이 역사학자 E.H. 카는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말했다. 그가 역사를 이처럼 정의한 까닭은 사람들이 역사적 사실에 대한 여러 관점을 가질 수 있고, 또 그것이 건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단 하나의 관점, 그들의 시각에서 균형이 잡혔다고 생각되는 역사적 관점만이 사회에 통용되는 것을 건전하다고 말한다. 그들의 말과 달리 균형 잡힌 역사적 관점이 아닌,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는 역사와의 대화를 독점하려는 '독재적 관점'인 셈이다. 

 

엊그제 역사학자 전우용은 이러한 말을 했다. “훌륭한 지도자는 역사를 바꾸고 저열한 권력자는 역사책을 바꾼다.” 역사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바꾸려는 자들에겐 '저열한 권력자'라는 말조차도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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