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의원님, 동정심에 호소말고 해명을 하세요 :: 김순종닷컴

나경원 의원님, 동정심에 호소말고 해명을 하세요

* 이 글은 2016년 3월 21일에 쓰여졌습니다.

 

ⓒ 뉴스타파

 

나경원 의원, '동정에 호소하는 오류' 범해

 

논증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논리적 오류 중 하나로 '동정(연민)에 호소하는 오류'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는 어떠한 주장에 대한 옳고 그름의 판단 기준을 사실에 두지 않고 타인의 심적 공감, 즉 동정심에 두려는 태도입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종종 이 같은 논증상의 오류를 만나곤 합니다.

 

동정에 호소하려는 오류는 명백한 잘못을 저지른 자들이 그에 대한 해명을 논리적으로 할 수 없을 때 사용하곤 하는 방법입니다. 착하고 여린 대중의 마음을 이용해 진실을 은폐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나경원 의원도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 딸의 성신여대 부정입학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동정(연민)에 호소하는 오류'를 범했습니다.

 

<뉴스타파>, 나경원 의원 딸 대학 부정 입학 의혹 보도

 

지난 17일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나경원 의원의 딸 김 모씨의 대학 부정 입학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나 의원의 딸 김 모씨가 2011년 10월 열린 성신여대 현대실용음악과 수시 1차 전형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르고, 특혜를 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입니다.

 

<뉴스타파>가 지적한 내용은

1. 나경원 의원의 딸이 학과 실기 면접 당시 어머니의 신분을 밝혔다는 점입니다. 당시 심사위원이던 이재원 교수는 '마치 우리 엄마가 이런 사람이니 나를 합격시켜 달라는 말로 들렸다'고 했는데요, 다른 대학의 경우 전형 응시생이 자신의 신분을 노출하면 부정행위로 간주해 실격처리를 합니다. 그러나 성신여대는 김 씨의 이러한 발언을 문제삼지 않았습니다.  

 

2. 전형 당시 드럼 연주를 준비한 김 씨는 반주 음악(MR)을 틀 장치가 없어 연주를 하지 못한채 면접 시간을 넘겼습니다. 통상 반주 음악이 준비되지 않거나 오류가 나면 반주 음악없이 연주를 하던지 퇴장을 하게 돼있습니다. 그러나 당시 실용음악학과장이던 이병우 교수는 다른 교직원을 시켜 카세트를 수배해주었고, 약 25분 뒤 김 씨의 실기 면접을 재개했습니다. 이병우 교수는 이듬해 평창 동계 스폐설 올림픽 위원장을 맡고 있던 나경원 의원 밑에서 올림픽 음악 감독을 맡았습니다.

 

<뉴스타파>의 보도를 보면 뉴스타파 취재진은 이러한 의혹을 제기하며 이병우 교수와 나 의원 등을 직접 찾았습니다. 이들은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17일 의혹이 보도되자 나 의원은 뒤늦게 언론 플레이에 나섭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박문을 올린 것인데, 내용이 기가 막힙니다.

 

의혹에 대한 해명을 하기보다 장애인 딸을 가진 어머니로서의 아픔을 부각하며 동정심을 이끌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 나경원 의원 페이스북 페이지

 

해명은 없고, 감정적 호소만 담긴 반박문

 

나경원 의원은 "엄마가 정치인이라는 이유로 딸의 인생이 짓밟힌 날"이라는 말로 반박문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반박문 어디에도 의혹에 대한 적확한 해명은 없었습니다. 나 의원은 제기된 의혹을 "선거의 고질인 흑색선전"이라 규정하며, 특혜와 배려는 다른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장애인의 입학전형은 일반인과 다를 수 밖에 없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뉴스타파>가 제기한 의혹은 일반인과 함께한 입시전형에서 나 의원의 딸이 받은 특혜를 지적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장애인 전형에서의 특혜를 지적한 것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같은 날 특수교육자 전형 시험을 치른 일부 학생들은 전형 시간보다 다소 늦게 도착한 이유로 면접 시험을 볼 기회조차 갖지 못했습니다. 이에 비하면 나 의원의 딸 김씨에게 제공된 성신여대 측의 배려는 배려가 아닌 특혜임이 분명합니다.

 

나 의원 측은 여전히 뉴스타파의 연락을 피하며 공식적인 반박자료는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던 반박문 내용과 달리 해명은 페이스북 페이지의 반박문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의심이 듭니다. 나 의원 측이 제기된 의혹을 해명할 자료를 갖고 있지 못하며, 그저 딸의 장애만을 부각하며 의혹을 동정심에 의지해 풀어나가려 한다는 의심 말입니다.

 

 

ⓒ 뉴스타파

 

대중의 착한 마음을 이용하지 말라.

 

나 의원은 이 나라의 법률을 만드는 국회의원 중 한 명입니다. 이를 위해 부여된 권력을 자식의 입시를 위해 사용했다면 이는 배임이나 다를 것 없습니다. 나 의원은 대중의 감정에 호소하며 이번 논란을 주먹구구식으로 넘기려 하지 말고, 제기된 의혹에 그 자신의 주장처럼 단호하게 대처하길 바랍니다. 대중의 동정과 연민에 의지해 제기된 의혹을 풀어가려는 것, 이는 착한 대중의 마음을 이용해 잘못을 덮으려는 괘씸한 작태임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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