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홍준표의 '롱런', 이유가 뭘까. :: 김순종닷컴

막말 홍준표의 '롱런', 이유가 뭘까.

* 이 글은 2016년 7월 13일에 쓰였습니다.

 

말은 사람을 비추는 거울이다. 언어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은 "내 언어의 한계들은 내 세계의 한계를 뜻한다"라며 언어와 인식이 긴밀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 말한 바 있다. 그의 주장처럼 말은 그 사람이 살아가는 세계, 바라보는 세계를 넌지시 드러낸다.

 

막말, 그간 우리 정치권에선 막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숱하게 나왔다. 그럼에도 여전히 막말은 계속된다. 한데, 같은 말을 해도 이상하게 그 결과는 다르다. 언론이 이를 대대적으로 다루느냐 아니냐의 차이도 있지만, 국민들이 어떠한 반응을 하느냐에 따라 말의 결과는 달라진다.

 

그리고 여기, 진정 막말의 왕이라 할 만한 사람이 있다. 그는 오랜 막말 생활에도 어느 의원처럼 당내에서 배제되거나, 어느 공무원처럼 징계를 받지 않았다. 그의 막말이 언론을 통해 소개돼 왔는데도 말이다. 그에겐 어떤 비결이라도 있는 걸까?

 

ⓒ 경남도민일보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말, 말, 말!

 

그는 홍준표 경남도지사다. 홍 지사는 어제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농성 중이던 정의당 여영국 경남도의원(정의당)에게 막말 세례를 퍼부었다. "2년간 단식해봐라", "쓰레기가 단식한다고 되는 게 아냐",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 막말의 대가로서 면모를 여지없이 발휘했다.

 

그의 막말은 이번 한 번만이 아니었다. 지난달에도 그는 자신에 대한 주민소환을 추진하는 학부모를 겨냥해 막말을 해댔다. "내가 요즘 두 가지 모욕감을 느끼는데 그 중 하나가 주민소환이다. 이런 개 같은 경우가 어디 있냐", "배은망덕하다".

 

2011년 10월 홍익대 인근카페에서 열린 대학생과의 다운미팅에선 자신의 과거 사연을 소개하며 이화여대 출신들을 비난했다. "이대 계집애들 싫다", "꼴 같잖은게 대들어 패버리고 싶다"

 

2011년 7월엔 기자에게도 폭언을 했다. 당시 한나라당을 출입하던 한 기자가 "이영수에게 돈을 받은 사실이 있나요?"라고 묻자 그는 기자를 노려보며 "그걸 왜 물어봐. 너 진짜..", "맞는 수가 있다 진짜 나한테 이러기야? 내가 그런 사람이야"라고 말했다.

 

이러한 막말 기록에도 불구하고 그는 나름 승승장구해왔다. 한나라당 대표를 역임했고, 2선의 도지사가 됐다. 잦은 막말에도 불구하고 정치인으로서 '롱런'해온 셈이다.

 

홍준표 도지사에게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

 

앞서 언어는 한 사람의 사고를 넌지시 내비추는 거울이라 했다. 그 말이 맞다면 홍 지사의 사고 체계는 공직자로서 적합하지 않다. 도민의 종복이어야 할 도지사가 도민에게 '배은망덕', '개 같은 경우'라는 말을 쓰는 것도 그렇지만, 도민의 지지로 선출된 도의원에게 '쓰레기'라는 표현을 쓴 것도 너무했다. 의문에 대해선 당연히 물어봐야 할 기자에게 질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맞고 싶냐'라고 말한 것도 마찬가지다.

 

물론 말 한마디로 누군가의 사고 체계 모두를 들여다볼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같은 말이 반복될 때 우리는 생각해봐야 한다. 그 사람의 사고 체계와 말이 얼마나 긴밀한 연관성을 갖고 있는지 말이다.

 

그간의 막말에도 불구하고 홍 지사는 꽤나 성공한 정치인의 길을 걸어왔다. 말 한마디에 모든 걸 잃었던 공직자들에 비하면 이례적이다. 그 이유가 뭘까? 아무래도 우리가 무심했다. 홍 지사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0)

Designed by CMSFactor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