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외대신문사, '언론 자유 침탈되다' :: 김순종닷컴

부산외대신문사, '언론 자유 침탈되다'

우리는 대학을 '준사회기관'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대학신문은 '준언론기관'이다. 모든 언론에는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다. 대학신문도 마찬가지다. 우리 헌법 21조는 '모든 국민은 언론의 자유를 가진다'고 말하고 있다.

 

부산외국어대학교가 부산외대신문의 언론 자유를 침탈한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학교 행정을 비판하는 기사를 실은 대학신문을 학교 직원들이 통째로 가져가거나 일부 거치대 위 신문을 뒤집어 놓은 사실이 알려진 이유다. 

 

@부산외대신문

 

부산외대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대학 본관 1층에 놓아둔 학보 80여 부가 통째로 사라졌다. 중앙도서관 등의 거치대 위 신문은 뒤집힌 상태로 발견됐다. 부산외대신문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CCTV를 확인한 결과 대학홍보팀 직원 등이 신문을 통째로 가져가거나 뒤집어놓는 장면이 발견됐다. 

 

학생들이 거세게 항의하자 대학 측은 "제목만 보면 오해할 소지가 있어 그랬다"며 잘못을 일부 시인했다. 하지만 "후원의 집을 방문할 때 기념품과 함께 학보를 챙겨 가는데 미리 확보하는 차원에서 80부를 챙겼다"는 해명도 내놓았다.

 

이에 부산외대신문은 28개소 후원의 집에 연락을 취해 조사를 벌였다. 14곳은 부산외대신문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고, 8곳은 신문을 받았다고 알려왔다. 4곳은 대학신문을 받은 지 오래돼 기억조차 없다고 답했으며, 나머지 1곳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논란의 싹은 기사를 작성할 때부터 자라고 있었다. 대학신문은 대체로 지도교수를 두고 있는데 부산외대신문도 다르지 않다. 최 편집장에 따르면 이들이 학교 행정을 비판하는 기사를 써내려가자 지도교수는 기사 작성에 반대했다. 기사가 나가면 관련 직원들이 징계를 받을 수 있으니 해당 직원을 타이르는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학생들은 기사를 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기사가 나가자 이 같은 사달이 났다.

 

최 편집장은 23일 통화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말도 안 된다"며 "대학홍보팀은 외부에 알려지는 게 두려워 신문을 회수하거나 뒤집은 게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터무니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측이 학생들을 회유하거나 불이익을 주지는 않았지만 문제가 있는 직원들은 징계를 받아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부산외대에서 일어난 대학신문 언론 자유 침탈 사건이 씁쓸한 이유는 대학신문 기자들은 우리 사회의 언론인이 되길 희망하는 꿈나무들이기 때문이다. 학교 측이 대학신문의 자유를 침탈하고, 이것이 당연시되면 상황은 비극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언론자유라는 헌법상의 권리가 책 속의 가치일 뿐임을 깨달은 이들이 차후 제대로 된 언론이 될 수 있겠냐는 우려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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