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사퇴, 윤두현 내정. 인적 쇄신 아니다.

세월호 참사 후 대통령은 인적 쇄신을 약속했다. 세월호 참사 과정에서 임명직 공무원들이 보인 무능 때문이다. 그 연장선에서 지난 6.4 지방선거 직후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사의를 표명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한 인적 쇄신의 신호탄이 올라간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이 수석의 사퇴가 도대체 어떠한 의미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여권의 한 인사는 "박근혜 정부의 철학을 잘 알고, 본인이 또 실력있는 사람이라 내각에 가거나 7.30 재보선에 나갈 양자의 가능성이 있다"며 이 수석의 사퇴가 인적 쇄신의 신호탄이 아닌 회전문 인사의 전형일 것이란 견해를 드러냈다. 그 동안 이 수석이 박 대통령의 핵심 참모로 활동했던 점을 돌아보면 이는 꽤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이 수석이 그 동안 보여준 모습은 그가 명실상부한 쇄신의 대상임을 증명한다. 회전문 인사라니, 택도 없는 얘기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 사퇴, 경질인가? 차출인가?


이정현 홍보수석은 세월호 참사 과정에서 KBS 내부 인사에 영향을 미친 정황이 있다. 지난 달 사임한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은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자신의 사퇴 과정에 청와대의 압력이 존재했고, 이 압력을 행사한 사람이 이 수석이라 밝힌 바 있다. 또한, 이 수석은 세월호 참사 정국에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한번만 도와주소'라는 문자를 보내 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언론에 불법적인 개입을 시도한 것이다. 이 때문이라도 이 수석은 사퇴해야 함이 마땅하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이 이 수석을 또 한번 중용할 생각이라면 이는  인적 쇄신이란 약속에 걸맞지 않다.

 

이 수석의 사임 후 청와대 홍보수석에 윤두현 전 YTN 플러스 사장을 임명한 점도 문제다. 현직 언론인을 곧장 청와대 홍보수석에 임명했을 뿐 아니라, 윤 전 사장은 YTN 재임 시절 친정부적인 정부를 반복했던 인사이기도 한 이유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정부 비판적인 내용에 대통령이 언급되면 안된다'며 대통령을 감싸는 등 언론인으로서 중립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이러한 성향을 가진 윤 전 사장이 국민의 눈 높이에 맞는 홍보수석이 될 리는 없다. 또한, 인적 쇄신이란 미명에 걸맞지도 않다. 그럼에도 윤 전 국장을 홍보수석으로 임명한 박 대통령의 선택은 인적 쇄신에 대한 기존의 약속이 허언이라는 점을 증명한다.

 

친정부적 성향의 윤두현 신임 홍보수석. 인적 쇄신이라 할 만한 인사일까?


박근혜 정부는 출범 이래 인사와 관련된 문제를 꼬리처럼 달고 다녔다. 지난해 윤창중 전 대변인이 성추행 문제로 사퇴한 바 있고, 총리 지명자 역시도 두번이나 도덕성 문제로 낙마했다. 같은 문제로 물러난 장관들에 대해선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힘들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은 폐쇄적인 인사 정책을 고집하며 '수첩 인사' '부실 인사'를 반복하고 있다. 인적 쇄신을 내걸은 지금도 이는 크게 다르지 않다.

 

인사는 만사다. 인사권은 대통령 고유의 권한이지만 정부 내 모든 인사가 대통령에 충성하고 친정부적인 가치관을 가져선 안된다. 국정 운영의 방식이 한 쪽으로 기울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헌데 지금 청와대와 내각의 모습은 꼭 한 쪽으로 기울어진 그 모습을 닮았다. 인적 쇄신은 이러한 청와대, 내각의 분위기를 바꾸는 것에서부터 출발돼야 한다. 

 

대통령이 약속한 인적 쇄신은 대통령과 뜻을 같이 하면서도 제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사람을 임명하는 것이 돼야 한다. 문제가 있는 인사를 재임용하거나, 현직 언론인을 친정부적이란 이유로 임명해선 안된다. 앞으로 총리 후보를 비롯해 많은 인사들이 교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적어도. 이들에 대해선 대통령이 '수첩인사' '불통인사'를 반복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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