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총리 후보도, 대통령도 문제다.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이 총리 후보자로 내정됐다. 헌정 이래 최초의 언론 출신 총리 지명자라는 점에서 파격적인 인사이기는 하다. 하지만 문 후보자가 세월호 참사 후 국민이 바라던 통합/소통형의 총리 후보자라 볼 수는 없을 듯 하다. 30여 년이 넘는 기자 생활 중 극우적인 기사와 칼럼을 지속적으로 온 까닭이다. 지난 2013년 박 대통령은 취임 일성으로 '100% 대한민국'과 '대통합'을 외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문 후보자 내정에서도 볼 수 있듯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은 100%의 대한민국이 아닌 51%의 대한민국을 지향하고 있다.


@ 조선일보


문 후보자는 언론 외길만을 걸어온 인사다. 행정 경험이 전무한 후보자가 총리로서 내각을 통솔할 수 있을 지 염려스럽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극우 성향의 후보자가 갈등의 시대를 경험하고 있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통합과 화합의 시대로 이끌 수 있을 지 염려된다. 문 후보자는 <중앙일보> 주필 시절 극우적인 칼럼을 반복했고 이는 통합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문 후보자는 <공인의 죽음>이란 칼럼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의 자살이 공인으로서 적절치 못했다며 국민장 절차에 반대한 바 있다. 김대중 대통령이 사경을 헤메고 있을 땐 확실하지도 않은 비자금 조성 문제를 거론하며 국민들의 마음을 헤집어 놓았다. 이러한 인사가 48%의 국민을 끌어안아 국민 대통합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지 않는다.


또한, 문 후보자는 언론인으로서 권력에 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2011년엔 박 대통령을 두고 "자기주장을 논리적으로 자세히 설명하지도 발표하지도 않는다. 만약 실제 권력의 자리에 들어서면 어떻게 될까" 라며 비난을 거듭했지만 2012년 박 대통령이 당선 되자 대통령의 당선을 '신의 축복'에 비유하며 꼬리를 흔들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문 후보자가 총리로 임명된다면 '할 말은 다하는 총리'가 아닌 '식물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0일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문 후보자를 두고 '소신있고 강직한 언론인'이라며 '냉철한 비판의식과 합리적 대안을 통해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행과 적폐를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 말한 바 있지만, 글쎄. 대선 후 박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바뀐 것처럼 총리로 임명된 후 권력에 충성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 서울경제


뿐만 아니라 문 후보자는 2010년 지방선거 전 '무료 급식은 사회주의적 발상'이라며 무상급식 문제에 색깔론을 씌운 바 있고,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 폭로 당시에는 삼성 비자금 폭로를 도운 정의구현사제단을 비난하며 삼성을 편들기도 했다. 외교적 문제를 촉발시킬 핵무장론에 동조하며 '전쟁불사'를 외치는 등 위험한 관점을 보인 적도 한 두번이 아니다. 이러한 인사에게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라는 총리직이 어울리긴 한 것인지 의문이다.

 

문 후보자의 총리 내정 결정자는 박 대통령이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후 정부조직 개편과 공직 사회 개혁 등을 통해 국가를 개조할 것이라 약속했지만, 정작 대통령 스스로는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는 듯 하다. 대통령이 문 후보자를 내정한 것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대통령은 국가 개조에 앞서 대통령 스스로가 국민들에겐 개조의 대상으로 치부되고 있는 현 상황을 통감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기존의 인사 스타일을 고수하며 극우 인사를 총리직에 내정한 대통령의 모습은 실망스럽다. 

 

대통령은 취임 연설을 통해 100% 대한민국과 국민 대통합을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 1년 4개월 대통령은 이 약속에 얼마나 충실했나. 박 대통령 스스로가 돌아볼 일이다. 문 후보자의 내정 사실이 전해진 뒤 야당은 청문회를 통해 후보자를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그 청문회의 자리에 대통령이 자리해 있다면 어떨까. 물론 대통령은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청문회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앞으로 남은 임기 내내 그러할 것이다. 대통령은 지금 국민의 청문회를 통과할 자신이 있는가. 아니라면, 지금 지난 1년 대통령이 쌓은 적폐들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향후 내각 개편의 과정에선 51%의 대한민국이 아닌 100%의 대한민국을 실현할 수 있는 인선을 감행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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