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치 김순종닷컴 2014. 10. 1. 08:00
대리인들은 합의를 했지만 대리인을 보낸 주인은 이 합의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면 이 합의안은 폐기돼야 할까. 아니면 주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처리돼야 할까. 상식적인 선에서 주인이 동의하지 않은 대리인 간의 합의는 파기됨이 마땅하다. 하지만 우리의 정치 현실에선 그러하지 않다. 세월호 특별법의 얘기다. 지난 30일 여야는 세월호 특별법 최종안에 합의했다. 하지만 합의안은 유가족의 뜻을 배제한 채 마련됐고, 여야 합의안 발표 후 유가족들이 이를 공식적으로 거부한 까닭에 큰 의미를 가질 수 없다. 굳이 평가하라면 이번 합의안은 "대리인에 의한, 대리인을 위한, 대리인의 합의안"에 불과한 셈이다. 그럼에도 이들 대리인은 그들의 합의안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처리를 다짐하고 있다. '제 논에 물대..
시사/사회 김순종닷컴 2014. 8. 23. 08:30
국가의 최우선 과제는 국민의 생명권과 재산권을 보호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대한민국'은 이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국가로서의 자격에 큰 상처를 입은 셈이다.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또 한 생명이 국가의 부작위(不作爲)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 지난 4월 세월호 앞 바다에서 희생된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가 바로 그 생명이다. 김영오 씨는 지난 달 세월호 특별법 유가족안의 통과를 위해 단식을 시작했다. 하지만, 40일 간의 지속된 단식 속에서도 특별법은 통과되지 않았고, 어제(22일) 그는 지속된 단식으로 건강이 악화돼 병원에 입원하는 처지가 됐다. 하지만, 지속된 생명의 위협 속에서도 그는 세월호 특별법 유가족안이 통과되기 전엔 음식을 입에 대지 않을..
시사/사회 김순종닷컴 2014. 8. 23. 07:30
최근, 세월호 특별법 합의안에 대한 2차례의 여야 합의안과 이 합의안이 파기되는 것을 우리는 목격했다. 두 정당이 세월호 유가족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그들 내부의 논리에 따라 합의안을 제시해 유가족 및 국민들의 동조를 얻지 못했던 이유다. 대의 민주주의란 민심을 수렴해 법안을 기획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세월호 유가족과 국민 다수의 지지가 없는 합의안은 폐기됨이 마땅하다. 유가족, 일반 대중의 지지없는 합의안이 그들만의 논리로 통과된다면 이것은 반민주적이며, 대의 민주주의의 작동원리를 해친 것이 된다. 그럼에도 는 여야 간의 합의가 지켜지지 않은 것을 두고 반민주적 행위라며 비판을 하고 있다. 8월 22일 1면에서 그들은 "여야의 정치지도자들이 자신의 합의조차 지키지 못한 것은 정치 리더십의 심각한..
시사/정치 김순종닷컴 2014. 8. 8. 09:17
지난 7일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 진상조사를 위한 특검 추천권과 세월호 특위 구성 방식에 대해 합의했다. 민주정치의 본질은 양보와 타협에 있는 만큼 합의를 이룬 그 자체로선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하지만, 합의라는 것이 늘 옳은 것은 아니다.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혹은 받아들여선 안될 제안들에 대해 합의를 이루는 것은 민주정치의 기본 이념을 지키는 것이 아닌, 그 기본 이념을 내팽개치는 것에 다름 없다. 세월호 특별법 합의안 역시 그러하다. 야당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조사를 위해선 최소한 이번과 같은 합의는 이루지 말아야만 했다. 합의안을 보면, 새정치민주연합이 얻은 것은 사실 전무하다. 일부 언론에선 새정치민주연합이 세월호 특검의 특별검사 추천권을 (상설특검법 규정대로) 대통령에게 주는 ..
시사/정치 김순종닷컴 2014. 8. 2. 11:33
지난 7 · 30 재·보궐 선거에서의 승리 후 김무성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께서 정부·여당이 잘했다고 표를 주신 것이 아니라 그동안의 잘못에 대해 거울 삼아 지금부터 잘하라고 다시 한번 우리에게 기회를 주신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몸을 낮췄다. 하지만, 김 대표의 말과 달리 재보선이 끝나자마자 새누리당은 거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일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김태흠 의원은 국회 본청 앞에서 세월호 특별법 처리와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유가족을 두고 "(본청 앞에서) 줄 치고 옷(빨래) 걸어놓고, 그게 모양새가 뭐냐. 그 모습이 노숙자들이 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란 망언을 서슴지 않았고, 이노근 의원은 "세월호법 협상에서 야당의 무리한 주장에 끌려가서는 안된다"라며 "재보선에서 국민이 그렇..
시사/정치 김순종닷컴 2014. 7. 16. 07:30
ㅣ새누리당에게 이 나라의 주인은 누구인가? 이 나라의 주인은 누구인가?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인가. 아니면, 이는 헌법상의 원리일 뿐, 현실적인 주인은 대통령과 집권당인가. 석달 전 우리는 진도 앞 바다에서 열일곱 살의 아이들이 허무한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 모습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 가슴 아파한 것은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만이 아니었다. 국민 대다수가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을 규탄했고, 유가족과 함께 가슴 아파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다짐 속에 국민들은 사고 발생의 원인을 규명하고 대책을 세울 것을 국회와 정부에 요구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 후 석달, 사고 발생원인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해 국회는 특별볍 제정을 시작했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 않..